[이춘근칼럼] 중공 겨냥한 트럼프의 ‘충격과 공포’ 외교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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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2-07 00:02:55

군사 용어 가운데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 작전’이라는 것이 있다. 본뜻은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적이 아예 싸울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함으로써 승리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2003년 조지 부시 미국 제43대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 작전명이 ‘충격과 공포’였다. ‘충격과 공포’는 ‘신속한 제압(Rapid Dominance)’이라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취임 2주밖에 지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은 무려 300개에 이르는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과 국제정치의 진행 방향을 바꾸어 놓았다. 그중 특히 트럼프의 외교정책은 그것이 중국을 직접 겨냥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도 결국은 중국 공산당을 붕괴시키는 것을 최종 목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작년 12월25일 트럼프는 파나마·중국·캐나다를 행해 너무나도 시니컬한 크리스마스 편지를 썼다. 편지 내용을 대충 요약,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파나마 국민 모두에게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파나마에 주둔하고 계시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그러나 불법적으로 파나마 운하(그곳은 110년 전 미국인 3만8000명의 희생으로 건설된 곳이지요. 그 운하를 보수 유지하는데도 수십억 달러가 들었지요)를 통제하고 계시는 중국 군인 여러분께도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주지사에게도 메리 크리스마스.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된다면 캐나다인들의 세금은 60% 감면될 것이고 기업들의 이득은 두 배로 불어나겠지요. 캐나다인들은 누구도 건드리지 못할 막강한 미국군의 보호를 받게 될 것이네요.”

참으로 충격적인 크리스마스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외교의 세계에서 이 정도의 언급은 노골적인 시비요 경고다. “한번 두들겨 패 줄까?”라는 말과 다름없다. 대통령에 취임하기 이전에 쓴 것이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으라는 경고였다. 메리 크리스마스라며 파나마에 시비를 걸었지만 직접적인 표적은 중국군이었다. 불쌍한 중국군을 파견한 녀석이 누군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는 으름장이었다.

캐나다를 향한 경고는 더욱 모욕적이었다. 이미 사임을 표명한 트뤼도 총리를 ‘주지사(governor)’라고 불렀으니 말이다. 캐나다 국민을 향해서는 캐나다가 미국의 51번 째 주가 된다면 그럴 경우 캐나다 국민이 받게 될 크리스마스 선물 목록도 나열했다. 사실 트뤼도 총리는 2015년 11월4일부터 현재까지 9년 이상 장기집권하며 캐나다를 사실상 친중 사회주의 국가로 바꿔 놓은 결과 경제는 엉망이 되었고 캐나다 사람들도 넌더리를 내고 있는 인물이다. 당연히 트럼프와는 앙숙이었다. 동맹국 지도자임에도 트럼프가 제일 먼저 손을 봐야 할 인간이다.

트럼프는 취임하자마자 우선 미국의 뒷마당인 아메리카 대륙의 국가들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물론 트럼프의 시비는 동네 깡패가 죄 없는 꼬마들을 괴롭히는 것과는 본질이 달랐다. 거꾸로 보아야 더욱 현실적이다. 즉 오랫동안 꼬마들에게 괴롭힘당하고 있던 덩치 큰 순둥이가 분노에 겨워 못된 짓을 해 오던 꼬마들을 손보겠다고 나선 형국이다.

트럼프는 2월1일 멕시코·캐나다에 대해 각각 미국에 수출하는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트럼프가 관세를 부과한 것은 경제 혹은 무역 문제가 아니라 두 나라로 인해 미국이 국가 비상사태에 처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중국이 생산한 마약 펜타닐을 캐나다와 멕시코가 수입해서 미국에 밀수출한다는 사실, 미국의 남·북 국경을 통해 수많은 불법 이민이 유입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관세부과의 직접 이유였다.

트럼프를 무조건 싫어하는 언론과 식자들이 캐나다·멕시코에도 미국과 맞서 싸울 무기가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예를 들면 캐나다가 미국으로 가는 석유와 가스 송유관을 차단하면 미국은 에너지 공급 불안정으로 캐나다 못지않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캐나다의 환경론자들이 서부에서 생산되는 석유를 대도시와 공업지대가 몰려 있는 동부로 수송하는 송유관 건설을 막았던 탓에 캐나다 동부는 미국에서 오는 석유를 사용해야만 하는 처지다. 트럼프는 캐나다가 결코 미국으로 향하는 송유관을 차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단 하루도 버티지 못하고 멕시코가 굴복했다. 미국의 남부 국경을 지키기 위해 멕시코 병력 1만 명을 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캐나다도 병력 1만 명과 거금을 동원, 미국의 북부 국경 안전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는 관세부과 30일 유예로 항복을 접수했다.

중국이 실제 소유주인 스웨덴제 볼보자동차가 멕시코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려는 중국의 꼼수에 대해 트럼프는 멕시코 제조 볼보자동차에 대해 200% 혹은 500% 관세를 매기겠다고 협박한 후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을 테러리스트로 지정했다. 미군이 직접 소탕할 수도 있다며 최고급 정찰기인 U-2와 P-8 포세이돈을 띄웠다.

파나마는 파나마를 방문한 미국 국무장관에게 지속 기한이 2027년까지로 되어 있는 중국과 체결한 일대일로 약속을 곧 폐기하겠다고 약속했고, 그동안 부과해 왔던 미국 군함의 파나마 운하 통과 비용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동시에 트럼프는 소말리아에 진을 치고 있는 ISIS 테러기지를 폭격, 46명의 테러리스트를 제거했다. 중국에 매수당한 부패한 정치꾼들이 통치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콜럼비아 모두가 알아서 미국에 굴복하고 있다. 충격과 공포 작전 대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