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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른바 ‘건진법사’로 불리는 전성배씨의 휴대전화에서 현직 검사에 대한 인사 청탁 정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정부 초기에 ‘브로커’로 활동한 인물 A씨가 전씨에게 보낸 이 문자에는 검사 B씨의 실명과 생년월일, 당시 직책이 함께 기재됐고, “앙청 드립니다”라는 극존칭 표현이 포함되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메시지는 서울남부지검이 전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관련 자료 일체는 이미 특검팀에 이관됐다. 특검은 현재 A씨가 이 같은 문자를 보낸 경위와 배경, 전씨가 이를 통해 실제 검찰 인사에 개입했는지 여부, 그리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활용한 영향력 행사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법에는 김건희 여사 및 그 일가, 건진법사, 명태균 등과 관련된 ‘국정개입 및 인사개입 의혹 사건’이 명시돼 있어, 이번 인사 청탁 문자 메시지는 향후 수사 흐름의 중대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B 검사는 여전히 현직에 재직 중이며, 해당 청탁이 실제 인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도 향후 수사의 주요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확보한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자료에서, 그가 2018년과 2022년 지방선거를 전후해 여권 실세 의원들을 상대로 공천 청탁을 시도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이 전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영남권 출마 예정자 최소 5명의 실명과 선거구가 포함된 공천 청탁 문자가 다수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자는 단순 추천 수준을 넘어, 특정 인물의 이력·직함까지 상세히 기술하며 “공천 부탁드립니다”라는 표현이 반복 사용됐다. 이들 중 일부는 실제 공천을 받았거나, 여권 내 경선 경쟁자와의 맞대결이 무산되기도 해 전씨가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씨는 특히 종교적 신분을 내세운 무속인 겸 ‘정치 브로커’라는 이중적 정체성을 갖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서울남부지검 수사에 따르면, 전씨가 운영하던 법당에서는 대기업 고위 임원, 여야 정치인, 경찰 간부 등의 명함 수백장이 발견됐다.
일부 명함은 당시 현직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중앙부처 관계자의 것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네트워크가 단순한 ‘신도 명단’을 넘어, 인사·공천 청탁과 연결된 비공식 접촉망으로 기능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관련 진술 확보에 주력해 왔다.
금품 수수 정황도 확인됐다. 전씨는 ‘기도비’나 ‘천도재 헌금’ 등의 명목으로 현금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받았으며, 이는 실질적으로 청탁 대가나 영향력 사용에 대한 보상 성격의 금전 거래로 의심된다는 것이 수사팀의 분석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전씨를 ‘정치 브로커’로 규정하고 수사를 진행해 왔으며, 관련 포렌식 자료와 진술 조서, 계좌 분석 자료 등을 김건희 특검팀에 전면 이관했다.
특검은 현재 전씨가 지방선거 공천 청탁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현직 검사 인사 개입 시도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건진법사→브로커→권력 실세’로 이어지는 비선 네트워크 실체를 추적하고 있다.
지방선거 공천청탁, 명함 수백 장… 전씨 실체 드러나나
고발장 폭주하는 김건희 특검팀… 수사 효율성 우려도
한편,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김건희 특검팀은 수사 개시와 동시에 ‘고발 폭탄’에도 시달리고 있다. 7월 2일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한 이후, 시민단체들과 정치권으로부터 김건희 여사 관련 고발장 수십 건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첫 고발장으로 심우정 검찰총장과 이진수 법무차관이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사에 개입했다며 고발했다. 이어 △KT 사장 선임 개입 의혹 △코바나컨텐츠 경력 직원의 대통령실 채용 의혹 △대통령 관저 증축 감사 방해 △해외 순방 예비비 낭비 등 기존 검찰·경찰에 제기됐던 사건 대부분이 특검으로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특검법은 수사 대상에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범죄 행위’도 포함하고 있어, 신고가 접수될 때마다 새로운 사건번호를 부여해 수사 범위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현재 김건희 특검 수사 대상은 16건을 넘어선 상태며, 수사기간은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최대 170일(연장 60일 포함)에 불과하다.
수사팀은 검사 40명, 경찰 14명을 포함한 총 200여 명의 대규모 조직이지만, 물리적 공간 부족과 자료 과부하 등으로 수사에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발장은 중요한 첩보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중복된 민원·의혹이 수사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법조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특검처럼 기한이 제한된 수사 조직은 고발이 지나치게 몰릴 경우 오히려 수사의 본류를 흐릴 수 있다”며, “김건희 특검의 목적이 본말전도 되지 않도록 정밀한 수사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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