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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몇 사람의 학자들이 허혈성 심장병에 대한 역학조사를 발표했다. 18개 선진국의 55~64세의 사람들을 표본으로 조사한 결과, 심장병 사망률과 국민소득, 의사와 간호사의 비율, 지방 섭취량 등은 별 관계가 없는 반면 알코올 소비량, 특히 와인 소비량이 많은 프랑스, 영국은 심장병에 의한 사망률이 낮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렇게 상식적으로 상반된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이 현상을 일컬어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 프랑스 역설)라고 불렀다. 이 개념은 1991년 프랑스 학자 세르주 르노가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하면서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프렌치 패러독스는 프랑스인의 식습관과 심장병 발병률 사이의 역설적인 관계를 설명하는 개념이다. 프랑스인은 치즈, 육류, 버터 등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지만, 관상동맥 심장질환(CHD) 발병률이 낮다.
이는 포화지방의 과다 섭취가 관상동맥 심장질환의 위험 요인이라는 널리 퍼진 믿음과는 명백히 모순된다. 역설적인 점은 포화지방과 관상동맥 심장질환을 연관시키는 명제가 타당하다면, 프랑스인들은 포화지방의 1인당 섭취량이 낮은 유사 국가들보다 관상동맥 심장질환 발병률이 더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적당량의 알코올은 HDL(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High-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의 양을 늘리기 때문에 동맥경화증의 위험이 줄인다. 와인은 일반 알코올보다 그 효과가 두 배 정도 뛰어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HDL은 혈관에 쌓인 과도한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해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어 동맥경화와 심장질환의 위험을 낮추게 한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프렌치 패러독스가 단순히 와인이나 식단만으로 설명하기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고 말한다. 프랑스인들의 식생활 습관은 기름진 음식과 함께 채소, 과일, 발효식품을 균형있게 섭취한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을 즐기는 문화가 있다. 심장병의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인 흡연에도 프랑스의 흡연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이 심장병 예방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식습관을 유지하면 혈압을 낮추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으며,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프랑스인들이 식사 중 자주 마시는 레드와인에 포함된 폴리페놀(Poly phenol; 특히 레스베라트롤)은 항산화 작용을 통해 심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와인만이 가지고 있는 폴리페놀의 독특한 작용은 와인에서 붉은 색깔과 씁쓸하고 텁텁한 맛을 주면서, 숙성 시 와인을 변질되지 않게 한다.
폴리페놀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활동력이 좋은 것은 카테킨·케르세틴·에피카테킨·레스베라트롤·타닌 등으로 포도의 껍질과 씨에 많이 들어 있다. 또한 이 물질들은 오크 숙성할 때 오크통에서도 우러나와 껍질과 씨를 함께 발효시키고,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레드와인에 많이 들어있다.
레드와인이 화이트와인에 비해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 페놀 화합물 때문이다.
이 폴리페놀은 와인에만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색깔이 진하고 쓴맛과 떫은맛을 지닌 과일이나 채소에 많이 들어있다. 그러나 와인은 알코올과 항산화제를 둘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한 번 작용한 폴리페놀을 다시 환원시키므로 그 작용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특성은 와인만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다른 알코올음료나 과일, 채소류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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