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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수급자격에 영향을 미치는 ‘퇴직 사유’가 사후에 정정된 사례가 지난해 8만80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절반 가까이가 ‘자발적 퇴사’에서 ‘비자발적 퇴사’로 바뀐 것으로 집계됐다.
실업급여 수급자격을 충족하는데도 사업주가 퇴직 사유를 잘못 신고해 수급이 지연되는 피해가 적지 않은 셈이다.
30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서구을)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코드 정정 건수는 8만8302건에 달했다.
이 중 ‘자진퇴사’ 같은 통상 실업급여 수급이 불인정되는 사유에서 ‘권고사직’ ‘계약만료’ 같은 통상 인정되는 사유로 변경된 건수가 4만421건(45.8%)으로 집계됐다. 올해 1~9월 정정 건수도 벌써 6만2519건이고, 이 중 통상 불인정 사유에서 통상 인정 사유로 변경된 경우는 3만1180건(50%)이었다.
반대로 통상 인정 사유에서 통상 불인정 사유로 정정된 경우는 지난해 5326건(6.03%)이었고, 올해 9월 기준 5705건(9.13%)에 그쳤다.
고용보험법상 사업주는 직원이 퇴사하면 근로복지공단에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 서류에는 노동자의 퇴직 사유를 명시해야 하는데 사업주가 ‘자발적 퇴사’로 신고하는 경우는 통상 실업급여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때문에 회사가 경영상 이유로 권고사직을 하는 경우에도 ‘퇴직금을 포기하지 않으면 자발적 퇴사로 상실신고하겠다’‘(해고예고제도상 30일 이후가 아닌) 수일 내 퇴사하지 않으면 강제로 전보시키거나 자발적 퇴사 처리하겠다’ 등 이른바 ‘갑질’을 하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물론 사업주가 퇴직 사유를 허위로 신고하면 노동부에 정정을 요청하는 피보험자격 확인청구 제도가 마련돼 있다. 다만 해당 제도를 모르는 노동자가 적지 않을뿐더러 사용자가 거짓으로 신고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으면 청구를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지난해 상실코드 정정 건수가 적지 않은데 숨겨진 피해가 더 많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의원은 “실업급여 수급은 국가에 대해 노동자가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인데 제3자인 사업주가 상실코드 신고를 무기로 노동자의 청구권 행사를 방해하는 갑질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퇴직한 노동자가 자신의 퇴직 사유를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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