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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살아 꿈틀 거리는 생물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사람이나 단체 간의 소통과 갈등 그리고 타협 등 시시각각 정답이 없는 게임의 룰이 적용되고 또한 수렴되는 것이 정치의 속성이다. 단 한시도 쉬거나 머무르지 않기에 정치는 생물이 맞다. 특히 청와대 권력을 중심으로 한 정치는 ‘대척점’에 선 극단적 대립이 늘 일어난다는 점에서 누가 옳고 그른지에 대한 날선 공방이 항상 거칠다.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한 권력투쟁이기에 단 한 치의 후퇴를 허용치 않는 이 같은 다툼은 통상 ‘인사’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단행한 청와대 신임 비서실장 및 수석라인을 보면 아버지 박정희 시대의 면면을 읽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공안검사 출신 인사들을 ‘투톱’ 형태로 전진배치한 것이 단연 눈에 띈다. 이는 ‘신공안 정국’ 분위기를 조성해 난마처럼 얽힌 정국을 향해 정면돌파를 시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에 야당과 진보단체 등은 일제히 유신독재의 재판이라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 하지만 선거무용론에 대선불복이라는 초유의 카드가 오르내리는 것은 심한 말로 새 정부의 심장을 노리는 것이기에 박 대통령의 맞대응에 부응하는 여론 또한 만만치 않다. ‘하야정국’까지 보는 노림수와 방어국면이라는 해석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문제는 국민 삶에 직결된 민생과 경제다. 새 정부 입장에서는 불안이 가중되면서 그 어떤 정책도 자신감 있게 펴나가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새 정부는 지금 경제회생과 민생경제 양대 문제를 챙길 여력 보다 발등에 떨어진 정국경색을 풀어 헤치는 것이 시급한 모양새다. 청와대가 이번 인사를 통해 그 주도권을 쥐기 위한 포수를 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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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정국을 정면돌파기 위한 카드로 ‘강한 비서실’을 세우는 포석을 뒀다. 그 사령탑이자 중심에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이 있다. <사진=뉴시스>
선거무효·대선불목 국면에 ‘강한 내벽’ 인사론
청와대 인선 논란의 핵심에 서 있는 신임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박근혜 대통령뿐만 아니라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두터운 인연이 있었던 인물이다. 그는 유신헌법에 법률적 완성도를 높인 인사이자 ‘정수장학회’ 제1기 장학생인데다 장학회 졸업생 모임인 상청회 회장을 역임했다.
정수장학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외곽조직 역할을 하면서 정치적 기반이 돼 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약 4만여명으로 추산되는 장학회 출신 인사들은 사회 각 분야에 두루 진출해 있다. 장학회 출신 김 실장의 비서실장 발탁은 제2기 박 대통령의 ‘친정체제 구축’이라는 의미가 담긴 인사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992년에는 법무부 장관시절 김영삼 당시 대선후보의 당선을 위한 지역색 조장 이슈를 일으킨 이른바 ‘부산 초원복집’ 사건의 중심에도 있었다. 비록 무혐의로 풀려나기는 했지만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거센 비난의 화살을 받았다.
▲ 김 신임 비서실장은 ‘부산 초원복집’ 사건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한 인물이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모두에게 지근거리 인사다. 사진은 지난 1992년 제14대 대통령 대선 직전 도청사건이 터졌던 부산의 초원복국집 현재 전경. ⓒ스카이데일리
야당과 진보단체들은 국정원 선거개입 등을 들며 여전히 지난 대선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일 뿐만 아니라 일부에서는 ‘대선불복’까지 거칠게 여론화 하고 있는 중이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넘지 않을 선을 넘는 정치적 공세라는 판단에 따라 ‘강한 내벽’을 필요로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중심에 현재 김 실장이 올라 있는 셈이다.
온건주의적인 성향의 전임 허태열 비서실장의 경우는 야당과 진보단체들의 공세에 다소 수렴하자는 태도를 보여와 대응방식에서 박 대통령과 온도차가 있었다는 후문들이 많이 회자됐다.
이에 강한 스타일의 비서실을 세울 필요가 있은 것으로 청와대 안팎에서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점에서 김 실장의 향후 움직임과 행보는 대단히 주목되는 이슈로 급부상했다.
김 신임 실장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안부장 출신이다. 이어 법무연수원장과 제22대 검찰총장 및 제40대 법무장관을 역임하고 국회에서는 3선의 의원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까지 지냈다. 제17대 대선 경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 선거대책부위원장을 맡았었을 뿐만 아니라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을 역임했다.
김 실장은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과 코드가 맞으면서 공안통인데다 부녀 대통령 모두 지근거리 인사라는 겹치기 인연을 두루 갖고 있는 격이다.
야당이 거리투쟁에 나서는 등 강공을 계속해 온데 대해 내벽(비서실)을 두텁게 치지 않고서는 외벽의 여당을 강하게 끌고 나갈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 정가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경제·민생 답보상태에 중서민층 국민여론도 반기
실제로 새 정부는 민생현안과 경제살리기에 국정목표를 두고 있지만 정치적 사안에 휘둘리면서 제대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현오석 경제사령탑은 실물경제와 겉도는 성장정책이나 체감과는 다른 물가관리를 하고 있는데 대한 비난이 많이 일고 있다.
또한 박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창조경제’ 역시 말만 무성한 채 분명한 가닥이 잡히지 않으면서 국민들 여론이 따갑게 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경제민주화 바람을 타고 재벌에 대한 압박은 물론 세수확대를 위한 다변화에 중산층 및 서민들 여론까지 반기를 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제회생과 민생을 챙기기 위해서는 정국이 안정돼야 하는 것은 틀리지 않는다. 비록 야당과 진보단체들의 주장이 국민 여론에 반향을 일으킨다고 해도 청와대 입장에서는 정책을 끌어가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개인도 법정송사가 일어나면 업무에 큰 지장을 초래하듯 청와대의 국정행보는 지금 정치적 쟁송에 물려 지지부진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공세에 밀리고 국민여론 마저 등을 돌린다면 박근혜 정부의 입지는 당연히 쪼그라드는데서 끝나지 않고 근본이 무력해진다.
▲ 청와대는 공안통으로 청와대 비서실장 외에 홍경식 민정수석까지 앉혀 향후 정국의 흐름에 이들의 행보가 예의 주목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실장을 사령탑으로 홍경식 신임 민정수석을 임명한 것도 이 같은 정국의 흐름에 대처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홍 실장의 경우 역시 부산지검 특수부, 서울중앙지검 공안부 등을 거쳐 대검찰청 공안부장을 역임한 뒤 법무연수원장, 서울고등검사장을 지냈다.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을 이처럼 공안통으로 앉힌데 는 정국운영을 공세적으로 전환한다는 신호탄으로 풀이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두 사람이 공안정국을 어떤 방식으로 끌어갈 것인지 예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제 국민여론이 어느 쪽에 설지 관심사다. 대선불복론까지 나오는 정치적 공세에 대해 국민들 여론은 의외로 냉담하기 때문이다. 일부 국민들은 설사 대선에 문제가 있더라도 지금에 와서 판을 다시 짜기 위해 대선을 치르는 것은 너무 늦었고 국력소모라는 주장들을 하고 있다.
특히 보수층들은 대선 조작론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국가기강 문란행위라고 강하게 맞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여론에 인지상정 동조하는 여론들이 조성되고 있다. 대선불복을 공개적으로 할 경우 정치적 역풍에 휘말릴 것을 우려한 야당도 결국 강공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정정불안 계속시 국론분열 가중 ‘국가위기’
문제는 국정원의 선거개입은 불법이고 대선은 원천무료라는 여론몰이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여야는 여전히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이면서 한 치도 물러섬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뜻밖에 등장한 김 실장은 박 대통령에게는 필요한 인사지만 야당에게는 부적절한 인물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 유신헌법을 기초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탄핵에 앞장선 김 실장의 이력을 봐도 이런 대립적 시각은 충분히 인지되는 대목이다.
이제 문제는 공안정국 기류가 흘러 냉기류가 흐를 때다. 여·야가 이 문제로 계속 옥신각신 끝없는 정쟁을 벌인다면 새 정부의 행보는 발이 더 묶일 수밖에 없고, 경제현안이나 민생 챙기기 행보는 제대로 이뤄질리 없다.
신 공안정국에 과거 7인회 멤버들까지 박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본격적으로 훈수를 두고 나설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야당 및 진보단체 등과 선긋기를 분명히 하면서 정국을 급랭시킬 경우 국민여론이 분열될 상황을 맞는다.
경제·민생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여론까지 분열된다면 그 끝은 국가위기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세대간, 지역간, 이념간 등으로 갈라진 국론분열은 심각한 상황이다. 나아가 제18대 대선문제로 정치적 싸움이 여론 세몰이로 번질 경우 이는 곧 복잡다기한 국론분열이라는 벼랑 끝으로 나아갈 수 있다.
▲ ⓒ스카이데일리
올해 우리나라는 경제위기를 벗을 수 있느냐 아니면 최악의 위기에 빠지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 현오석 사령탑은 하반기부터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으나 여러 지표들을 보면 ‘말잔치’일 가능성이 크다. 외국 및 민간 부문의 경제연구소들은 정 반대의 진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금의 정정불안과 신공안 정국으로 인해 더 큰 정치혼란이 닥치면 우리경제는 나락으로 빠진다. 지금이라도 대승적 관점에서 여·야간 머리를 맞대고 정치적 안정을 꾀할 특단의 묘수찾기가 급하다. 현재의 정정불안 사태에 대해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을 정치권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스카이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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