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이 김정은에 건넨 USB에 ‘국가 기밀’ 담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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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USB 내용은 3급 기밀에 해당” 공식 확인
‘누설될 경우 국가 안전에 해 끼칠 우려 있는 비밀’
文 등 전 정부 각료에 간첩죄·이적죄 적용 가능성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7 00:02:02

문재인정부가 국민에게 실망을 안긴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 드러난 ‘김정은에 건넨 USB’ 사건은 실망을 넘어 절망케 한다. 간첩도 아닌 일국의 대통령 손을 거쳐 다른 나라도 아닌 ‘적대국’ 북한의 수장에게 국가 기밀이 담긴 USB가 넘겨졌다니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더욱이 그 내용은 누설될 경우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국가 기밀이라고 하니 국민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최근 사법부는 2018년 4월27일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한반도 신경제 구상 USB’에 3급 기밀이 담긴 것으로 공식 확인했다. 서울행정법원은 구주와 자유통일당 대변인(변호사)이 통일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려 정보공개를 거부한 통일부의 손을 들어 줬는데, 법원은 그와 같은 판결이 내려진 배경에 대해 “USB 내용이 ‘3급 국가 기밀’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것이다.

구 대변인 측은 통일부로부터 정보 공개를 얻어 내지 못했으나 이 판결을 통해 오히려 문제의 USB에 담긴 내용이 3급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무게를 지닌 것이라는 정보를 간접 확인한 셈이다.

재판부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면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이 사건 정보 전체는 ‘국가정보원법 4조’ ‘보안업무규정’ 및 ‘보안업무규정 시행규칙’ ‘통일부 보안업무규정 시행규칙’에 따라 국가 기밀 중 3급 비밀인 ‘누설될 경우 국가 안전 보장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비밀’로 지정·관리되고 있다”고 한다. 또 “이 사건 정보가 공개되면 국가 안전 보장·국방·통일·외교 관계 등에 관한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볼 고도의 개연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는 것이다.

구 대변인 등 원고 측은 이번 판결문을 문 전 대통령이 재직 시절 간첩죄·이적죄를 저지른 혐의로 수사 중인 검찰에 증거 자료로 넘기겠다고 밝혔다. 구 대변인 측은 2022년 5월 판문점 USB 사건에 대해 문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대검찰청에 간첩죄와 이적죄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이후 판문점 USB를 통일부에서 제작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지난해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과 천해성 전 통일부 차관을 간첩죄·이적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추가 고발한 상태다.

원고 측은 고발장에서 2018년 김정은에 ‘한반도 신(新)경제구상 USB’를 건네 줄 당시 문 전 대통령의 입 모양으로 보아 ‘발전소 문제’를 언급한 점, 그리고 김정은이 이듬해 신년사에서 ‘원자력 발전 능력을 조성해 나가자’고 했다는 근거를 제시하며 “대한민국 원전 기술과 노하우를 넘긴 건 명백한 간첩 행위”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의 ‘국가 기밀에 대한 간첩죄’ 판례를 봐도 이번 사안은 형법상 간첩죄 및 이적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보인다. 대법원에 따르면 ‘구 국가보안법 제2조·형법 제98조 제1항의 간첩죄는 적국을 위하여 군사상 기밀은 물론 적국에 알려짐으로써 우리나라에 불이익이 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친 기밀을 탐지 모집함으로써 성립된다’고 해석하고 있다.

북한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또 그들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보고 있나. 올해 2월 김정은은 인민군 창설 기념행사에서 대한민국을 ‘제1의 적대국가·불변의 주적’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협상이 아닌 힘으로 평화를 지켜야 한다며 전투 태세 유지를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대남 강경노선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자에게 국가 기밀을 넘겨 준 전 정부 핵심인사들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올바로 내려지길 국민은 바랄 것이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