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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14일 감사원이 발표한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공항공사) 감사결과에 대한 의문이 다시 커지고 있다. 국정감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국회의원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2021년 감사원의 인천공항공사 감사자료를 확보했으며, 감사원 사정에 밝은 제보자 A씨와 접촉해 도움을 받았다.
쟁점은 ‘감사결과보고서’가 ‘배임’에서 ‘불문’으로 바뀐 이유와 배경이다. 스카이데일리의 취재 결과, 감사원은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사의 ‘배임 혐의’를 덮으려고 감사결과를 ‘불문 처리’로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
추정 근거는 △불문 처리에 반발했던 담당 감사관을 감사원이 2달 후 승진 발령한 사실 △본부장 부임 후 3일 만에 감사 결과를 바꾼 사실 △감사보고서에서 밝힌 명백한 배임 혐의 등이다. 강제수사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감사원의 입장은 지금도 강경하다. ‘불문처리 감사보고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먼저 감사원의 감사 과정과 감사팀이 작성한 감사결과보고서(감사보고서) 내용을 살펴본 후, 감사보고서가 불문으로 바뀌는 과정과 이유가 합당한지를 따져보기로 했다. 취재가 진행 중 제보자 A씨의 도움으로 실체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을 밝힌다.
□ 감사 개시부터 불문 결정까지 ‘본부장 바뀌더니 3일 만에 갑자기’
공사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인천평화복지연대’라는 시민단체의 공익감사 청구를 받아 2021년 3월8일에 감사원이 조사관을 현장에 파견하면서 시작됐다.
감사원은 2021년 5월31일~6월11일까지 2주 동안 예비감사를, 6월11일~8월3일까지 3주 동안 본감사를 실시했다. 9월에 감사팀은 강민아 감사원장 대행에게 ‘귀청 보고’를 했다. 보고를 받은 강 감사원장 대행은 ‘주의’ 정도 수위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해 절차를 밟아 (감사위원회에) 올리라고 지시했다. ‘귀청 보고’란 ‘감사보고서’를 작성하기 전에 감사 내용을 구두나 간략한 문서로 감사원장에게 요약 보고하는 것을 말한다.
이후 공사에 대한 ‘감사보고서’가 작성됐고 감사팀은 과장·국장 결재를 받았다. 6개월에 걸친 공사의 스카이72CC 후속 임대사업자 선정에 관한 감사보고서에는 ‘계약 방식의 선정 과정에 대한 문제점과 함께 공사 직원들의 배임 혐의’가 기술돼 있다.
감사원의 절차에 따르면 감사보고서가 작성되면 과장·국장·본부장을 거쳐 사무총장에게 보고되고 사무총장이 이를 감사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린 후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조치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 감사보고서는 사무총장에게 가지 않았다. 결재라인인 정상우 공직감찰본부장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 그는 감사팀이 작성한 감사보고서와는 180도 다른 ‘불문 처리’를 국장에게 요청했고, 담당 감사팀은 강하게 반발했지만 무시했다. ‘불문 처리’하기로 결정한 감사보고서의 최종 결재는 최재해 감사원장이 했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한 스카이데일리의 질의에 “절차에 따라 처리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결재 과정에서 보고서에 이견이 있거나 문제가 발견되면 감사위원회에 올리기 전에도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 정상우 본부장의 특이한 이력과 제보자 A씨의 주장
정상우 공직감찰본부장은 2017년 문재인정부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수석행정관으로 파견 근무를 했고, 감사원 복귀 후인 2019년 12월10일부터 산업금융감사국장을 맡았다. 이어 2020년 4월20일 감사교육원장으로 승진했고 2022년 1월25일 공직감찰본부장으로 전보발령을 받았다.
제보자 A씨는 “그가 부임 후 3일여 만에 감사보고서 결과를 뒤집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정 본부장이 불문처리를 위한 근거를 만들기 위해 4개 과에 ‘주의’를 요구한 감사보고서에 대해 의견을 들었고, 기획재정부에 계약과 관련한 질의 회신을 받았다”며 “기재부 회신 내용은 발주처가 입찰 방식을 비교 검토하여 최선의 방식을 선택하라는 상투적인 회신이고, 4개 과에 의견을 물은 결과는 불문 의견이 다수였지만 자의라고 보긴 어려워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감사결과가 불문 처리된 후 2개월 만에 감사팀장은 사무관에서 서기관으로 승진한 후 자리를 옮겼고 담당 과장도 자리를 옮겼다”며 “불문 처리에 불만을 토로했던 팀장을 누그러뜨리려 승진을 제의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청문보고를 받은 강민아 감사원장 대행도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했고 담당 과장·국장도 결재했는데, 부임한 지 몇일도 되지 않은 본부장이 결과를 뒤집는다는 건 조직 생리상 상식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A씨가 남긴 “감사(監査)로 인사(人事)에 감사(感謝)하면 어쩌자는 얘기냐”는 여러 의미를 담고 있어 여운이 남는다.
□ 결과가 뒤바뀐 감사보고서 ‘무엇이 진실일까’
먼저 감사팀이 작성한 감사보고서에 적힌 내용이 정 본부장의 주장처럼 불문 처리해도 되는 것인지 살펴보자. 스카이데일리가 입수한 감사팀의 감사보고서는 개요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2020년 1월 공사는 ‘기간만료 민자시설 경제성 등 분석 용역’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 의뢰했고 2020년 4월1일 용역기관으로부터 원가계산보고서를 제출받아 내부 검토를 거쳐 8월27일에 ‘인천국제공항공사 신불지역·제5활주로 예정지역 대중골프장 후속 사업자 선정 시행계획(안)을 수립했다.
9월3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예정지역 및 신불지역 대중제 골프장 임대사업’ 입찰공고를 하고 10월14일 낙찰자로 선정된 주식회사 케이엠에이치신라레저 등 3개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후속 사업자 선정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2021년 6월21일~8월3일) 결과, 위 공사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경제성 분석 용역 결과에 따라 작성된 원가계산보고서와 기존의 상업시설 임대방식과 다르게 예정가격과 입찰방법을 결정하여 후속 사업자 선정계획을 수립함으로써 공사의 임대수익에 불리한 영향을 끼쳤다”
“원가계산보고서는 임대사업자 선정 방식으로 ‘비교징수 방식’을 추천했는데, 공사 공항경제처는 납득하기 힘든 이유를 들어 ‘영업요율'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스카이72CC 후속 사업자 선정계획(안)’을 작성해 2020년 5월6일 위 공사 전 사장(구본환)에게 보고했다”
공사는 원가계산보고서의 판단을 받아들여 '비교징수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는데,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와 부정한 방법으로 '영업요율 방식'으로 결정해 공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 공사 공항경제처가 이사회를 속인 사실도 적시돼 있다.
“2020년 7월22일 열린 공사 이사회에 ‘스카이72CC 현황 및 처리 방향 보고’라는 안건을 상정하면서 공항경제처는 후속 사업자 선정 방식을 ‘영업요율’ 방식을 적용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사실을 숨겼고, 7월24일 ‘영업요율 방식’을 적용한 ‘스카이72CC 후속 사업자 선정계획(안)’을 구본환 당시 사장에게 보고해 확정했다”
이사회에는 선정 방식을 알리지 않고 보고한 후 사장에게만 ‘입찰방식을 영업요율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보고한 후 결재를 받은 것이다. '비교징수 방식'을 '영업요율 방식'으로 바꾸려고 이사회를 속이고 사장에게 보고해 결재를 얻었으니 당시 사장도 배임 공모자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사가 후속사업자(KMH신라레저, 현 KX그룹)와의 계약에서 ‘영업요율’ 방식을 적용해 결과적으로 손해를 봤다고 판단했으니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런 사실이 있음을 확인했는데도, 감사 결과가 잘못됐다고 판단한 정상우 본부장과 이를 승인한 최재해 감사원장은 이를 해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 보도가 나간 후 감사원은 이와 관련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검찰총장의 재기명령에 따라 이 사건을 조사한 인천지검도 공사 관련자들에 대한 무혐의 처리를 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다.
스카이데일리는 인천지검이 무혐의 처리 한 배경에 대해 취재 중이고 언급되는 정치인들과 접촉을 시도 중이어서 이어지는 보도를 통해 ‘감사원의 직권남용’과 ‘검찰의 부실 수사’ 배경에 대해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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