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이자 장사’ 빠진 인뱅… 설립취지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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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47%, 11조 원 늘어… 8월 기준 34조 달해
케이뱅크 88%↑… 저신용자 대출 확대 초심 잃어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17 13:27:06

최근 인터넷은행(인뱅)들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가 가파르다. 인뱅 3사의 주택담보대출이 1년 사이 11조 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인뱅이 본래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보다는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주담대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뱅 3사의 주담대(전·월세 대출 포함) 잔액은 올해 8월 기준 약 34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7%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담대 증가율인 10.4%(515조 원→568조7000억 원)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작년 8월 4조1000억 원에서 올해 8월 7조7000억 원으로 87.8% 급증했다.

카카오뱅크도 29% 증가한 24조9000억 원을 기록했고 토스뱅크는 작년 9월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시작한 이후 올해 8월 잔액이 1조8000억 원에 달했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작년 5월(19조3000억원)까지만 하더라도 20조 원을 밑돌았지만 같은 해 말 26조6000억 원까지 늘어났다. 올해 2월에는 30조5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30조 원을 넘어섰다.

이러한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는 올해 1월 도입된 대환대출 서비스가 지목된다. 대환대출은 기존 대출을 더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제도로 인뱅은 편리한 온라인 시스템과 낮은 금리로 주담대 수요를 흡수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1분기 주담대 신규 대출 가운데 62%가 기존 시중은행에서 넘어온 대출이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오프라인 지점과 직원이 없어 그로 인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이 절감된 비용을 낮은 금리로 소비자에게 제공해 많은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인뱅의 행보는 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출 확대라는 정부의 인가 취지와 상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2017년 인뱅 인가 당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설립을 승인했고 인뱅 3사에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30% 이상 유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32.4%)‧케이뱅크(33.3%)‧토스뱅크(34.9%) 모두 이 기준을 충족하고 있지만 주담대의 급격한 증가와 신용대출의 정체는 인뱅의 여신 전략이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경우 가계신용대출은 최근 1년새 16조500억 원→16조1500억 원(카카오뱅크)·8400억 원→7400억 원(케이뱅크)으로 집계돼 작년과 비슷하거나 감소한 반면 주담대는 각각 29%·87.8% 증가했다. 이는 인뱅이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담대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