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드림아일랜드 쓰레기 골프장 건설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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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비판 “폐기물 대량 매립”
건설사 “쓰레기 폐기물 사용 없어”
인천시의회 쓰레기 봤지만 모르쇠

이상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3 17:50:00

▲ 인천 한상드림아일랜드 골프장이 불법폐기물 매립 의혹에 휩싸였다. 쓰레기 골프장을 건설한다는 비판을 받은 시공사 디에스종합건설은 공사장 입구에 천연기념물 저어새와 검은머리물떼새를 보호한다는 표시판을 세웠다. 이상준 기자

“이게 다 쓰레기 아냐?”

인천시의회 의원들은 눈을 의심했다. 정부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됐던 공사 현장에는 쓰레기가 눈에 띄었다. 플라스틱과 라면 봉지를 비롯해 잘려진 골프공까지 건설자재가 아닌 쓰레기가 보였다.

“제가 말씀을 드렸잖아요? 이게 쓰레기장이지 골프장입니까?” 환경단체 활동가는 시의원들에게 불법 건설폐기물 매립을 폭로했다. “그동안 친환경이라고 알려졌는데 쓰레기가 섞인 폐기물로 골프장을 만든다는 게 말이 됩니까?” 영종도 동쪽 인공섬 한상드림아일랜드 골프장은 인천의 자랑이 아닌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그러나 대성건설 임원은 “혼합골재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단체 활동가는 “이게 어떻게 혼합골재냐”고 따졌다. 자갈을 깔았다는 시공사 설명을 들었던 시의원 입에서도 “여기에 웬 쓰레기야?” “뭐가 이렇게 많아!”란 말들이 나왔다. 인천시의회가 한상드림아일랜드 골프장 공사현장을 현장점검한 9월5일에 일어난 이야기다.

인천시의회는 쓰레기 골프장 논란을 눈으로 확인했지만 “지역사회 발전에 도움을 기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김대중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장은 “현장 방문을 통해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진행 상황과 문제점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업 시행자 및 관계기관의 유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만 말했다.

쓰레기 골프장 VS 친환경 골프장

한상드림아일랜드는 한국 최초의 민자유치 항만재개발 사업지다. 국비로 일본 파친코 자본을 도와준다는 의혹에 휩싸였던 한상드림아일랜드는 복합레저단지를 표방했지만 돈 되는 골프장 사업만 추진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인천지역 정관계에 불법 폐기물 매립 의혹까지 불거졌다.

골프장 시행사 주주인 ㈜대성건설과 공사를 맡은 대성건설 자회사 디에스종합건설㈜은 건설 폐기물 무단 매립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대성건설 김영만 이사는 23일 “어떻게 건설업자가 쓰레기 폐기물을 갖다 집어넣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쓰레기나 불법 건설폐기물 사용이 100% 없었냐”고 묻자 김 이사는 “순환골재가 어떻게 자연에 가까운 게(골재가) 될 수 있느냐”고 대답했다. 그는 “최선을 다해 양품(양질 골재)으로 (골프장을)만들고 있는데 환경단체가 양품으로 보질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단체 주장은 대성건설과 정반대였다. ㈔환경지킴이장애인연합회 오석훈 회장은 “제보를 받을 때까지만 해도 반신반의했으나 현장에서 건설폐기물을 목격한 뒤 깜짝 놀랐다”면서 “정부 국정과제라더니 한상드림아일랜드에 쓰레기 골프장이 건설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본지는 수소문 끝에 한상드림아일랜드 골프장에서 일했던 근로자를 만났다. “건설사에 밉보이면 쫓겨날 수 있다”며 손사래를 치던 근로자는 익명 보도를 부탁하며 “우리가 엄청난 분량의 건설폐기물로 공사를 해왔다”고 폭로했다.

이상준 기자 ju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