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물리치료 과잉진료 심각… 실손보험금 4년간 7.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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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치료 4조4809억 원, 체외충격파 치료 1조6521억 원 순으로 실손보험금 커
비급여 물리치료 실손보험으로 병원급 이상 5곳 지난해 보험금 278억 원 수령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31 11:53:10

▲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손해보험협회로부터 받은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도수치료·체외충격파치료·증식치료 등 비급여 물리치료로 지급된 실손보험금은 총 7조4052억2600만 원(3857만9000 건)으로 집계됐다. 내용과 사진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 A씨는 11개월 동안 8개 의료기관에 입·통원 진료를 받으면서 342회(도수치료 23회·체외충격파 309회 등) 비급여 물리치료를 받고 약 8500만 원의 실손보험금을 청구했다.

#. B씨는 1년간 2개 의료기관을 돌아가며 약 6개월에 걸쳐 입원하면서 694회(도수치료 149회, 체외충격파 191회 등) 비급여 물리치료를 받고 약 6500만 원의 실손보험금을 청구했다.

도수치료로 대표되는 비급여 물리치료의 과잉 진료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4년간 지급된 비급여 물리치료 실손보험금만 7조4000억 원에 달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손해보험협회로부터 받은 ‘비급여 물리치료 지급 세부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도수치료·체외충격파치료·증식치료 등 비급여 물리치료로 지급된 실손보험금은 총 7조4052억2600만 원(3857만9000 건)으로 집계됐다.

비급여 물리치료로 지급된 실손보험금 규모를 연도별로 보면 △2021년 1조8468억8200만 원 (936만2000건) △2022년 1조8692억5700만 원(986만 건) △2023년 2조1270억6700만 원(1152 만 건) △2024년(8월 기준) 1조5620억2000만 원(784만 건)으로 작년부터 급증했다.

비급여 물리치료 종류별로는 도수치료에 지급된 실손보험금이 4조4809억200만 원(2334만4000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체외충격파 치료 1조6521억600만 원(860만7000건) 증식치료 835억900만 원(435만2000건) 기타 4369억800만 원(227만6000건) 등의 순이었다.

▲ 비급여 물리치료 관련 통계(진료 구분 별 지급보험금 전체, 추정치). 강민국 의원실

지난해 비급여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상위 1~5위 의료기관을 보면 병원급 이상 5개 의료기관에 지급된 보험금은 277억8547만3000원에 달했다. 이 중 인천 소재 병원의 경우 96억5002만2000원을 지급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에도 5개 의원에 지급된 비급여 실손보험금이 111억2623만3000원으로 컸다. 1위는 44억5778만9000원 규모의 한 경기도 소재 의원이었다.

비급여 물리치료가 만연하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손해보험업권은 “비급여는 급여와 달리 진료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의료기관에서 원하는 만큼 진료 횟수와 금액을 책정할 수 있고 의사가 권하는 진료를 환자가 거부하는 것은 비록 비급여라 할지라도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강민국 의원은 보건당국의 비급여 관련 규제 미흡 및 실손보험 상품의 폭넓은 보장으로 필수의료 인력들이 도수치료와 같은 비급여 진료 중심의 의원 개원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으며 과잉 진료를 제어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지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수백 번씩 1억 원 가까이나 도수치료를 받는 것이 정상적인 환자 치료와 상관이 있는지 의문이다”며 “보험회사에서 합리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과잉 진료를 제어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나서 실손보험 약관 개정을 통해 비급여 물리치료에 대한 제어 방안을 구축하고 판매된 실손보험까지 합리적으로 심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