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대통령 영장 집행 헌재 판결 후로 미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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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영장 집행 강행… 경호처와 ‘유혈 사태’ 우려
대통령의 헌재 출석 막으려는 공조본 저의 의심돼
헌재 ‘내란 혐의’ 제외한 탄핵 사유에 기각 마땅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14 00:02:01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14일로 한 달이 된다. 윤 대통령은 관저에 머물며 체포영장의 불법·부당성을 고리로 영장 집행에 불응하며 내란죄 수사와 탄핵 심판에 대비하는 중이다. 야당은 신속한 수사와 탄핵 절차를 통한 대통령 파면에 총력을 기울이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여당은 대야 공세의 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사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무리수를 두고 있다.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3일 대통령 경호 구역을 무단으로 침입해 정문을 파손하고 현직 대통령 체포를 시도한 사건은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국가원수이자 군 통수권자인 현직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지도자인 만큼 경호처와 협의 없는 무리한 체포영장 집행은 국민의 신뢰 손상을 초래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윤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에 대한 결론이 난 이후로 미루는 게 온당하다. 윤 대통령의 권한 행사에 대한 헌재의 재판이 진행 중인 절차적 문제 등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을 지금 체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현직 대통령에겐 불소추 특권이 있으므로 직권남용죄로는 윤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는데, 공수처가 직권남용의 관련 범죄인 내란죄로 체포 등 인신구속을 하려는 건 적법하지 않기에 헌재 결정 이후로 미루자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신분이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뿐만 아니라 집행을 시도하더라도 탄핵심판을 통해 파면 여부가 결정된 이후에 하는 것이 법리에 맞다.

만약 헌재가 파면 결정을 내리게 될 경우 윤 대통령은 불소추 특권을 잃게 돼 직권남용죄만으로도 수사·기소할 수 있어 공수처가 직권남용의 관련 범죄로 내란죄 수사를 하는 부분의 논란이 해소될 수 있다. 더구나 현직 대통령을 체포할 경우 국정 운영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당장 체포영장을 집행함으로써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혈 사태에 대한 우려 또한 적잖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공수처는 영장 집행을 막아선 경호처 직원을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등 ‘강경 대응’ 태세다. 경호처가 공수처와 경찰의 공조수사본부에 저항하는 상황에서 최악의 경우 무력 충돌이 발생할 개연성이 큰 이유다. 또 만에 하나 현직 대통령이 자택에서 수갑이 채워져 끌려 나오는 모습이 연출된다면 이는 곧 나라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이기에 피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수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된다 하더라도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영장 집행 시기를 재검토하길 촉구한다.

무엇보다 공조본이 연일 윤 대통령에 대해 체포 시도를 하는 것은 그 저의를 의심케 한다. 윤 대통령이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에 출석하지 못하게 발을 묶으려는 속셈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경위를 설명하려면 관저에서 나와야 하는데, 나오면 체포해 탄핵심판의 법정 출석을 막겠다는 의도라는 합리적 의심을 살 만한 정황이기에 하는 말이다.

헌재는 본령을 재인식해야 한다. 국회 탄핵소추단이 윤 대통령 탄핵 사유에서 형법상 ‘내란 혐의’를 제외했다. 이는 사실상 내란죄를 철회하겠다는 의미다. 내란죄 성립을 토대로 이 사건 청구에 이른 것인데 형법상 내란죄가 성립되지 않은 것이라면 소추는 원천적으로 잘못됐기에 헌재는 이를 각하해야 마땅하다.

여하튼 윤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2차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에 따른 인명 피해가 걱정되는 상황이다. 헌재의 탄핵 인용 여부 결정 시까지 체포영장의 집행을 유예하길 바란다. 그것이 법리와 사리에 맞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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