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실손보험 개혁 피할 수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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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면 어쩌나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1-15 11:00:46

지난해 말 구세대 실손보험(1·2세대)을 비롯해 ‘착한실손보험’이라 불린 3세대 실손보험까지 갱신에 따른 보험료 인상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보도를 접했다. 필자 입장에서는 낯선 소식은 아니기에 크게 놀랄 소식은 아니었으나 실손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생각하면 늘 그렇듯 걱정이 앞섰다. 결국 실손보험 개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분명 과잉 진료를 유발할 수 있는 치료 항목에 대한 보상안이 착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해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윤곽이 드러났다. 아직 확정이라고 할 것은 없지만 가닥을 잡은 내용을 보면 걱정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우선 그간 논란의 중심에 섰던 비급여 치료에 대한 자기 부담금 대폭 상향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고 싶다. 필자의 경우도 몇몇 비급여치료에 대해 심심찮게 과도한 진료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상담 현장에서 직접 느껴왔기 때문에 동의하는 편이지만 이번 5세대 실손보험의 개편에 대한 의견 제시안을 보게 되면서 놀란 것은 사실이다. 비중증과 중증으로 구분 짓는 것도 모자라 도수치료·체외충격파 치료와 같은 일부 비급여 치료에 대해 상당히 높은 자기 부담금을 떠안게 한다는 내용이다. 사실 과도한 치료 횟수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분명 몇 차례의 해당 치료를 통해 건강을 되찾는 분들도 상당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무 극단적인 처방을 내리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비중증과 중증을 나눈다는 것 또한 기준의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어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한편 구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에 대한 이탈 유도(실손보험 전환)를 꾀하는 방침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고 싶다. 아직 논의 중인 단계라고 하지만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구세대 실손보험의 높은 손해율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중 일부 소비자들의 과도한 치료가 원인이라고 보는 것도 있겠지만 실제 수많은 병원에서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져 버린 실손보험을 활용한 치료 및 검진 행위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접근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근본적인 원인 해결은 뒤로한 채 병원비 자기 부담금이 낮은 실손보험 가입자들에게 일정 금액의 보상과 함께 자기 부담금이 높은 실손보험으로 전환해 보는 것이 어떻냐고 묻는 것은 현명한 대책 방안이 될 수 없다. 선택지를 줄지 강제로 이행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원인 해결이 안 된 언 발의 오줌 누기식 대책은 또다시 같은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옛말에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운다’는 말이 있다. 지금 5세대 실손보험을 논하고 1·2세대 실손보험의 높은 손해율을 잡기 위해 의논하고 있는 방안들을 보면 필자가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되는 속담이다. 실제 어렵다는 이유로 박멸을 위한 강력한 제도적 장치 또는 모니터링은 준비하지 않고 그냥 전체를 타깃 삼아 실손보험의 근간 자체를 건드린다면 과연 이것이 옳은 해결책인지 금융당국이 고민해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칫 소탐대실해 더 좋지 않은 결과물을 나올 수 있기에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방안마련에 다가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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