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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을 앞두고 주택 및 부동산 정책은 더는 승부처가 아닌 듯한 모습이다. 과거 대선에서 여야 후보들이 앞다퉈 대규모 공급과 세제 개편을 내세우던 모습은 희미해졌고 이번에는 공급 확대라는 방향성만 같을 뿐 후보 간 차별성은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모두 공급 확대 기조를 중심으로 부동산 공약을 설계했다.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공공임대 확대 등 핵심 방향은 동일하다. 다만 이를 구현하는 방식과 타깃층에 있어 약간의 온도 차만 있다.
청년·신혼부부 주거 안정을 앞세운 김문수 후보는 ‘3·3·3 주택공급’과 전국급행철도망 구축을 내세우며 생활 밀착형 부동산 공약을 강조한다. 대표 공약 ‘3·3·3 청년주택 공급’은 결혼 시 3년, 첫째 출산 시 3년, 둘째 출산 시 3년 동안 주거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연간 10만 가구씩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1인형 아파트 및 오피스텔 공급을 늘리고 대학가 주변 원룸촌의 용적률을 완화해 반값 민간 주택 공급도 추진한다. 재개발·재건축 권한은 기초자치단체로 이관해 절차 간소화와 사업기간 단축도 꾀하고 있다.
실수요자 중심의 점진적 공급 확대 전략을 강조하는 이재명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도심 정비에 초점을 맞춘다. 1기 신도시(분당·일산·산본·중동·평촌)와 수원·용인·안산·인천 등 노후계획도시의 인프라 재정비를 공약하고 있으며 서울 도심 재개발에 있어서도 용적률을 상향하고 분담금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4기 신도시 개발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B·C 노선의 연장 및 D‧E‧F 노선의 단계적 추진도 약속했다. 고품질 공공임대주택의 비율도 점차 늘리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물량이나 시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준석 후보는 주택 수요의 핵심인 젊은 세대와 실거주층에 집중한다. 전용면적 59㎡ 이하 소형 평형 위주 공급을 약속했고 고밀 개발을 통해 도심 내 공급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청년·신혼·다자녀·노년층 등 생애주기별로 취득세와 양도세를 감면하는 맞춤형 세제 공약도 내놨다.
세제 개편을 둘러싼 입장 차도 예전만큼 뚜렷하지 않다. 김문수 후보는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중과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를 공약하며 규제 완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아직 관련 세제 완화 공약을 공식화하진 않았다. 다만 최근 대담에서 “실수요자가 아닌 사람들까지 억누르지 않겠다”고 언급해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공약 간 차별성이 희미해졌다고 지적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과거에는 정당별 철학 차이가 뚜렷했지만 이재명 후보의 규제 완화 수위가 높아지며 김문수 후보와 유사해졌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도 “부동산 공약이 표심을 가를 주요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부동산이 선거에서 주요 이슈가 되지 않는 건 이례적이다. 유권자의 체감도 높은 영역인 만큼 향후 토론이나 공약 발표에서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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