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전국 확대 대선 공약… 실현 가능성엔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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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타당성 검토 빠진 선심성 대선 공약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11 11:29:19

6·3 대선을 앞두고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전국 확대가 유력 후보들의 핵심 공약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번 GTX 전국 확대 공약이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선심성 SOC(사회간접자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며 가덕도신공항처럼 경제성·타당성 없이 정치 논리에 밀려 추진될 경우 결국 표류하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실현 가능성보다 표심에만 집중한 무책임한 개발 공약이 국민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수도권 6개 노선 완성은 물론 동탄~청주공항 연결 및 전국 5대 광역권에 GTX급 노선을 확정·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GTX A·B·C 노선의 신속한 추진과 수도권 외곽, 강원까지의 연장, 신규 노선인 D·E·F 추진 계획을 제시했다. 양측 모두 GTX를 활용해 ‘1시간 생활권’을 실현하겠다며 지역 민심을 공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선거용 SOC’ 공약의 반복이라고 지적한다. GTX 사업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했지만 실제 완공 사례는 극히 적다. 현재까지 완공된 구간은 2016년 착공한 GTX-A 노선 중 일부로 2024년 수서~동탄 구간과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에 한정된다.

정책의 실현 가능성도 의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기존 GTX A·B·C 노선의 연장과 신규 D·E·F 노선의 건설에 필요한 총 사업비는 약 134조 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국회에서는 예비타당성조사를 생략하고 국비 지원을 확대하자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GTX 연장 노선에도 국비를 투입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했다.

이러한 흐름은 가덕도신공항 사례를 연상케 한다. 가덕도신공항은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예비타당성조사 없이 정치권 주도로 무리하게 추진됐다. 그 결과 현대건설이 제시한 공사기간(108개월)과 정부의 계획(86개월) 간 차이로 수의계약이 중단되며 사실상 표류 상태에 빠졌다. 2029년 개항은커녕 사업 자체가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GTX 역시 이와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GTX는 수도권 일자리 접근성 개선이 목적일 뿐 국토 균형발전과는 거리가 있다”며 “국비 지원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도 “GTX가 있다고 인구가 늘지는 않는다. 지역에 필요한 건 교통망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기대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대규모 인프라 공약들 이면에는 수요 조사와 재정 계획 없는 정치적 계산이 자리잡고 있다. 실현 가능성보다 표심을 우선시한 무책임한 공약은 국민의 세금으로 그 후유증을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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