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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각각 개헌안을 내놓으면서 ‘개헌’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이 후보가 내놓은 개헌안을 놓고 국민의힘이 ‘장기집권 개헌’이라며 날을 세우면서 개헌 논의가 정쟁으로 비화될 조짐 또한 감지되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 측은 전날 4년 연임제 대통령 임기를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제시했다. 또한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검찰총장 등 주요 직책에 대한 국회 동의 의무화 등 권한 분산 방안을 내놓았다.
이 후보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은 전날 광주 남구 민주묘역에서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말씀드린 사항을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새로운 개헌을 완성하자”며 “빠르면 2026년 지방선거에서, 늦어진다 해도 2028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국민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결선투표제 도입 및 감사원의 국회 이관·지방자치 강화 등 국회 개혁 방안도 함께 내놓았다.
△국무총리 국회 추천 △감사원의 국회 이관 △검찰·방송통신위원회 등 중립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 등 국회의 행정부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헌정회는 정대철 회장 명의 입장문에서 “이 후보의 개헌안은 분권형 권력구조 개헌안과 맥을 같이한다”며 “민주주의 회복과 국민통합에 부합하는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야권 성향의 정치권도 환영 의사를 밝히는 한편, 조속한 개헌 특위 구성을 촉구했다. 개헌 논의를 본격적인 궤도에 올리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이 후보의 개헌 제안을 환영하며, 빠른 시일 내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2026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진보당 홍성규 수석대변인은 “개헌은 시대적 요구이며, 광장에 나선 국민 모두가 개헌의 주인이 돼야 한다. 국민참여형 개헌과정으로 더욱 풍부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의 4년 연임제 개헌안은 꼼수, 장기독재로 가겠다는 선포와 다름없다”며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헌법개정특위는 “이 후보의 습관성 말 바꾸기”라며 “국민과 헌법에 대한 중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4년 연임제’라는 용어 자체가 장기집권을 가능하게 하는 ‘꼼수’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중임은 단 한 번의 재선 기회만 허용하며 8년을 넘을 수 없지만, 연임은 장기집권을 가능케 하는 혹세무민의 단어”라고 비판했다. 또한 “푸틴식 장기집권 개헌”이라며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함초롬 중앙선대위 상근부대변인은 “이 후보의 개헌안은 총통 이재명 체제를 위한 헌정 쿠데타 시도”라며 “대한민국을 자신의 권력 장기판으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라고도 했다.
김문수 후보 또한 공세에 나섰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연임제’라는 표현속에 장기집권의 여지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밝혀야 한다”며 “국민의 개헌 요구는 권력자의 무제한 권력연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 권한 남용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김 후보와 국힘의 비판을 ‘정치공세’로 규정하며, 현행 헌법과 법리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강금실 총괄선대위원장은 김문수 후보의 ‘연임제’ 비판에 대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례를 보면 연임제는 중임제보다 대통령에게 불리하다”며 “연임제에서 한 번 대통령을 하고 다음 선거에 출마했으나 떨어진 사례도 있다. 연임제를 장기집권 의도로 공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윤호중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개헌 논의가 권력 쟁탈 도구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하며, 진정성 있는 자세로 협의에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내놓은 개헌안은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한 뒤 4년 중임제로 전환하는 방안과 대통령 권한 조정 및 불소추 특권 폐지 등을 통한 권력 수술이다.
김 후보는 18일 “총선과 대통령 선거 주기를 일치시키기 위해 이번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책임정치 원리에 부합하고 정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대통령·국회의원 선거 주기 일치,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면책 특권 폐지, 국민소환제 도입 등 국회 개혁안도 제시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불소추 특권을 완전히 폐지해 대통령도 형사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권력 남용을 막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수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국회 개혁 방안으로는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 폐지, 국민입법제 및 국민소환제 도입 등을 제시해 입법부 권력 분산과 국민 참여 확대에 무게를 뒀다.
김 후보는 또 “이미 개헌을 공개찬성하고 나선 이재명 후보와의 즉각적인 개헌협약 체결을 제안한다”며 “이 후보가 개헌과 관련해 수차례 말바꾸기를 일삼아 왔으니 국민앞에 아예 문서로 확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법학계 전문가들은 김 후보의 개헌안이 대통령 권한 분산과 권력 남용 방지에 초점을 맞췄다며 긍정 평가했다.
한 헌법학자는 언론에“대통령 임기 단축과 중임제 도입은 정치적 책임성을 강화하고 권력 집중을 완화하는 중요한 개헌 방향”이라며 “불소추 특권 폐지는 권력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화하는 민주주의 발전 조치”라고 분석했다.
또한 “개헌은 정치권의 폭넓은 합의와 국민적 신뢰가 필수적이므로, 김 후보가 제안한 개헌협약 문서화는 신중한 절차 마련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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