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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 같은 2,000명 밀어붙이기의 고통이 너무 컸다. 이제 결실의 길을 찾겠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3일 의대생 전원 복귀 선언 직후 자신의 SNS에 이같이 적으며, “의료계와 국회가 협력해 정부에 복귀 협조를 요청한 것은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1년 5개월간 이어진 의정 갈등에 ‘출구의 단서’가 열렸다는 뜻이다.
전날인 12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교육위원회, 대한의사협회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와 정부를 믿고 학생 전원이 학교에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2024년 2월 발표한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방침에 반발해 약 8,300명의 의대생이 집단 동맹휴학에 돌입한 지 1년 5개월 만의 전원 복귀 선언이다.
의대협 이선우 비상대책위원장은 “새 정부와 국회가 제시한 의학 교육 및 수련 정상화를 신뢰한다”며 “이번 의정 갈등과 같은 혼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귀 시점과 방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해 시작된 8300명 규모의 동맹휴학 사태는 일단락되는 분위기임에도 복귀 선언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질적인 복귀가 이루어지려면, 학사 유연화와 수련 보완, 제도적 완충 장치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의대 학사일정은 대부분 연 단위로 운영되기 때문에 1학기 종료 시점인 7월 이후 복귀하더라도 유급이 불가피한 본과생의 경우 복학이 어려울 수 있다. 본과 3·4학년은 임상실습 미이수로 인해 의사국가시험 응시 요건조차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교육부와 한국의과대학협회(KAMC)는 기존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KAMC는 ‘학사일정 유연화는 없다. 1학기 유급은 확정됐다’는 입장이어서, 복귀 선언만으로는 실질적 복학이 어려운 학생이 다수에 이를 전망이다.
의대협은 이번 발표가 “‘조건 없는 복귀’가 아니라, 실질 복귀를 위한 정치적 선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자회견문에는 △학사일정 정상화를 위한 종합대책 마련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 구성 및 당사자 참여 보장 등 복귀 실현을 위한 요구사항도 명시됐다.
정부는 이번 선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 총리는 “이제 결실의 길을 찾겠다”고 밝히며, “의료계와 국회가 의대생 복귀를 선언하고 정부 협조를 구한 것은 큰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의대생과 달리 전공의 복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박단 전 대전협 비대위원장이 사퇴한 후, ‘대화파’로 알려진 한성존 위원장이 새 비대위 체제를 이끌고 있지만, 전공의 다수는 이미 타 병원에 취업했거나 수련을 포기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의대생과 같은 ‘전원 복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전협은 전공의 8458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해 △필수의료 정책 재검토 △수련 연속성 보장 등을 복귀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다. 향후 일정으로는 14일 박주민 국회 복지위원장과의 간담회, 19일 임시대의원총회를 통해 구체적 입장을 확정할 계획이다.
환자단체 “특혜 아닌 책임 강조돼야”
선언과 현실의 괴리…제도 개편 없인 실현 불가
한편, 전면 복귀 선언에 대해 환자단체와 교육계 일각에서는 형평성 논란도 제기하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3일 성명을 내고 “복귀는 환영하지만, 먼저 복귀한 학생들에 대한 형평성과 국민적 정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학생들은 유급을 감수하거나 1학기를 성실히 이수한 반면, 집단행동을 지속한 학생들이 면죄부를 받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의료계가 국민 피해에 대한 사과 없이 복귀 선언만 한 것은 유감”이라며 “단체행동 재발을 막기 위한 윤리적 다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계에서는 복귀 유도를 이유로 학사 원칙을 무너뜨린다면 교육의 신뢰가 훼손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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