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등 28개국, 이스라엘 규탄 성명 “가자 폭격 즉각 중단하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정치

5월 이래 구호품 배급 받는 과정에서 800명 사망
이스라엘 “하마스 책임 압박은 없어… 부당하다”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22 17:12:52

▲ 20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북부 리말 지역에서 식량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이튿날 유럽연합 25개국 등 전 세계 28개국이 이스라엘을 향해 "가자 폭격 즉각 중지"와 "구호품 제공 제한 해제"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유럽연합(EU) 25개국 등 전 세계 28개국이 21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고강도 비판을 쏟아내며 “가자 폭격 즉각 중지”를 촉구했다. 이날 이들 28개국은 공동성명을 내 식량배급소 근처에서 주민 수백명이 목숨을 잃게 만든 것은 “비인도적 살해”라고 맹비난했다. 이날 영국 정부 웹사이트에 공개된 공동성명에 따르면 이들 28개국은 “가자지구 민간인들 고통이 더욱 심각해졌다. 이스라엘 정부의 지원 모델은 위험하고 불안정을 조장하며 주민들의 존엄성을 훼손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번 공동성명은 오스트레일리아·오스트리아·벨기에·캐나다·키프로스·덴마크·에스토니아·핀란드·프랑스·아이슬란드·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일본·라트비아·리투아니아·룩셈부르크·몰타·네덜란드·뉴질랜드·노르웨이·폴란드·포르투갈·슬로베니아·스페인·스웨덴·스위스·영국의 외교장관, 유럽연합 평등·준비 위기관리 위원 명의로 발표됐다. 미국·독일이 빠져 있으며, 신흥 브릭스 국가들 중 중국·브라질·인도 역시 이름을 올리지 않아 국제정치 역학이 한층 복잡해졌음을 시사한다.

이스라엘은 올해 3월 초 가자지구를 재봉쇄해 공습을 재개한 뒤 유엔 등 구호기관들의 인도적 물품(식료품·의약품) 제공 방식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5월 말 미국 주도의 가자인도주의재단(GFH)으로 주민 지원을 일원화해 배급 장소를 4곳으로 제한했으나 이게 오히려 혼란을 불렀다고 평가된다. 굶주린 주민들이 배급소로 몰리자 통제 명목으로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지원을 받은 일부 무장세력들이 총격을 가하면서 지금까지 약 8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성명 참여국들은 이스라엘 정부를 향해 “구호품 제한을 즉시 해제하고 유엔과 인도주의 비정부기구가 생명을 구하는 활동을 안전하게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긴급 지원하라”며 압박했다. 또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인도주의 도시’로 이주시키려는 제안에 대해 “결코 용납 불가” “국제 인도법 위반의 강제이주”라고 비판했다. 이들 국가는 “즉각적 무조건 영구적인 휴전을 통해 이 끔찍한 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한 공동의 노력에 단결하라”며 미국·카타르·이집트의 휴전협상 중재에 전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또 성명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겐 “인질들의 즉각 무조건 석방”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전역에서 추진 중인 정착촌 건설 또한 도마에 올랐다. “팔레스타인을 둘로 분열시켜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두 국가 해법의 심각한 훼손”이라는 것이다. 한편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성명” “하마스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게 이스라엘 외교부 입장이다. 로이터에선 마이크 허커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가 28개국 공동성명에 대해 “역겹다. 하마스가 휴전안을 모두 거부하고 있는데 이스라엘만 비난하다니 부당하다”고 말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