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 포기한 EU… 한국도 따라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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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미국·EU 디지털 무역 장벽 해소 주장… EU는 부정
국회에 망 사용료 법안 3건 계류… 법안 제정 불투명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30 11:25:36

▲ 한미 관세 협상에 망 사용료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정부가 EU가 망 사용료 도입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한·미 관세 협상에서도 망 사용료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현지 시간)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지에 따르면 미국과 EU(유럽 연합)는 부당한 디지털 무역 장벽을 해소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으로는 EU가 망 사용료를 도입하지 않도록 했다.

반면에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EU 고위 관계자는 “디지털 규제나 디지털세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체결된 미국과 EU의 관세 협상에서 미국과 EU의 입장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망 사용료는 네트워크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의 전 세계적인 분쟁거리였다. 빅테크 기업들이 유발하는 트래픽이 점점 늘어나면서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과도한 유지·보수 비용을 떠안는다는 것이다.

EU는 연 평균 트래픽 5%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자에 망 투자 비용 분담 및 협상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취지로 ‘기가비트 연결법’ 제정을 검토한 바 있으며 이후에는 정부가 나서서 망 사용료 협상을 중재하도록 규정하는 디지털네트워크법 입법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연 평균 트래픽 5%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들이 구글·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유럽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막는 법안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망 중립성 원칙을 주장하며 망 사용료에 반대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규제들을 무역 장벽이라고 규정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EU는 망 사용료 관련 협의에 대해 부정하고 있으나 미국 정부가 망 사용료 법안에 부정적인만큼 EU가 적극적으로 망 사용료를 추진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경우 2020년부터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로 갈등을 빚어 오다가 합의에 이르렀으며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망 사용료 제도화를 내세웠다.

실제로 망 이용 계약 공정화·망 무임승차 방지법·망 이용대가 회피 금지법 등 3개의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그러나 미국 무역대표부가 발표한 2025년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에 망 사용료가 직접적으로 언급됐으며 한·미 관세 협상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한국에 EU와 마찬가지로 망 사용료 반대 입장을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망 사용료 법안 제정이 미뤄지거나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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