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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중앙아시아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의 세계 패권 전략의 상징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유럽 간 육상·해상 실크로드) 올해 상반기 사업에서 중앙아시아 투자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28일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서 보도했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 미국과의 치열한 ‘관세·무역 전쟁’ 와중에 이뤄졌으며 희토류를 포함한 중앙아 광물 자원 확보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SCMP는 중국·개발도상국 관계를 연구해 온 ‘중국-글로벌사우스 프로젝트’(CGSP) 자료를 인용해 1∼6월 중국이 일대일로 참여 150개국과 1240억 달러(171조1200억 원) 상당의 투자 계약을 했으며, 이게 작년 전체 1220억 달러를 넘긴 액수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호주 그리피스아시아연구소가 7월 수집·분석한 자료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자금이 중앙아시아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고 짚었다. 특히 일대일로 사업의 주요 투자처로 부상한 카자흐스탄의 경우, 올 상반기 이미 230억 달러(31조7400억 원)가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중국의 자원 대기업 동방희망집단이 카자흐스탄 알루미늄 단지에만 12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카자흐스탄은 알루미늄과 구리 및 희토류 광물 자원 대국이다. 4월 카자흐스탄 중동부 카라간다주(州)의 ‘자나 카자흐스탄’ 사이트에서 최대 깊이 300m에 걸쳐 희토류 매장량 2000만t 이상으로 추정되는 곳이 발견돼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었다. SCMO가 CGSP는 “카자흐스탄에 대한 중국의 엄청난 투자”를 “(중국 내부의) 경제적 압력과 변화하는 세계 무역 역학의 산물”로 분석했으며 이와 대조적으로 유럽·동아시아·중동에선 일대일로 관련 투자가 대폭 축소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의 경제학자인 셰궈쭝(謝國忠)이 “중국의 중앙아시아 광물 및 금속 관련 프로젝트로 투자 집중은 타당한 선택이다. 중앙아시아~중국 간 철도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운송도 쉽다”고 말한 것을 소개했다.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자얀트 메논 선임 연구원은 “미국이 중앙아시아 광물 지배권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는 우려가 중국 내에서 커지고 있다”면서 중국 일대일로 사업 자금의 중앙아시아 집중은 이런 상황과 연계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과의 관세·무역 분쟁 악화에 대비해 ‘선점자’로서 중앙아시아 투자를 더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미국은 카자흐스탄 이웃인 우즈베키스탄과 작년 9월 핵심 광물 부문의 협력 강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4월엔 미국 기업들이 우즈베키스탄 현지 업체들과 대규모 투자 계약을 맺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을 본격화한 2013년 이후 일대일로 사업을 야심 차게 추진해왔다. 그러나 일대일로 사업이 스리랑카·방글라데시 등 여러 개발도상국을 ‘부채의 함정’에 빠뜨렸다는 비판이 높다.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중국의 중앙아시아 선점이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일대일로는 2012년 시진핑 등장과 함께 제시된 중국의 세계 전략이다. 서방 간섭 없이 가능한 독자적 통상로를 구축하려 한다. 미국 중심 패권 질서의 도전일 수밖에 없어 중국의 도전이 집요한 만큼 미국의 대응 역시 필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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