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도 강남 경매시장 강세… 주택 초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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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가 초과 낙찰 강남권 아파트… 재건축·신축 단지에 수요 몰려
중저가 주택 밀집 지역은 약세… 노도강 경매시장 낙찰가율 하락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03 14:04:26

정부의 대출 규제로 경매시장의 매수세가 둔화됐지만 서울 강남 지역의 고가주택 경매시장은 높은 낙찰가율을 유지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신축 아파트는 응찰자가 몰려 감정가 이상의 가격에 낙찰되는 추세다. 반면 중저가 주택 밀집지역은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경매시장에서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매시장에서도 지역별 초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월 경매시장에서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된 서울 아파트의 절반이 강남권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재건축 가능성이 있는 단지나 신축 단지가 현금 부자들의 주요 타깃이 돼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다.

10월 들어 낙찰가율 100% 이상으로 거래된 서울 아파트는 총 48채다. 이 중 강남 3구의 아파트가 24채를 차지해 전체 낙찰 물량의 절반을 넘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자료를 3일 분석한 결과 강남구 개포 주공 6단지 아파트 60㎡는 감정가 19억 원보다 약 5억7000만 원 비싼 25억2600만 원에 낙찰됐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83㎡는 19명의 응찰자가 몰려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강남구 일원동 푸른마을 아파트 60㎡ 역시 감정가를 2억5000만 원 초과해 낙찰됐다.

이처럼 강남권 재건축 및 신축 아파트의 경매에서는 높은 응찰 경쟁률과 감정가를 초과하는 낙찰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편 대출 규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 중저가 주택 밀집 지역은 경매시장에서도 약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노원구‧도봉구‧강북구 등 노도강 지역은 10월24일 기준 진행된 아파트 경매에서 낙찰가율이 9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했다.

도봉구는 7건의 경매 중 낙찰가율이 90%를 넘긴 건수가 단 한 건에 불과했고 전체 낙찰가율은 80%대에 그쳤다. 강북구와 금천구‧관악구‧구로구에서도 경매에 나온 아파트 중 절반 이상이 감정가 대비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등 경매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10월 넷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도 강남 지역은 10월 주간 상승률이 0.18%를 기록해 서울 내에서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서초구와 송파구 역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러한 상승세는 강남권 재건축·신축 아파트 경매 시장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반면 대출 규제 강화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매수자들이 중저가 주택 밀집 지역에서 이탈하고 있어 해당 지역 경매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줄어드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현상이 대출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현금 부자들의 수요가 강남권으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경매시장은 결국 실거래 시장을 반영하는 성격이 강하다”며 “노원·도봉·강북구 등 중저가 지역에서 매수세가 줄고 선호도가 높은 강남권 신축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