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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 전 국회의원이 미국에서 열린 국제 선거관리 기구 행사에서 국내의 ‘부정선거’ 실태를 고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KBS 앵커를 거쳐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 전 의원은 11월3-6일(현지시간) 미국 메리어트마퀴스 워싱턴DC에서 국제선거제도재단(IFES) 주관으로 열린 ‘미국 선거프로그램(USEP) 2024’에 참가해 한국 부정선거의 실상을 전 세계에서 온 선거관리 공무원들에게 알리고 공론화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세계 최대 선거 조력 국제기구인 IFES는 1987년 설립된 이후 1992년부터 각국 선거관리 직원 등을 워싱턴에 소집해 4년마다 열리는 미국 대선을 직접 관찰·학습하고 있다. 올해에는 60개국 선거기관 직원 등 약 500명으로 구성된 국제선거참관단이 제47대 미 대선의 투·개표 과정을 참관하기 위해 3일 워싱턴에 모였다.
참관단은 4일 미국의 선거 개요와 기술·정보 무결성·인공지능과 언론의 자유·국외 및 부재자 투표 등을 세션에서 다룬 데 이어 대선 당일인 5일에는 투·개표 전 과정을 참관했다.
민 전 의원은 6일 마지막 세션에 질의자로 나서서 “선거 조작 탓에 재선에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전직 국회의원으로서 많은 증거를 갖고 한국의 부정선거 규명 운동에 전념해 왔다”고 간략히 자신을 소개한 뒤 “오늘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도 4년 전 부정선거로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나와 똑같은 주장을 한다”고 결기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에 한국의 부정선거 실태를 고발하기 위해 영어로 더빙한 34분짜리 다큐 영상을 (회원 전용) 포럼 게시판에 올렸으니 즐겨 시청해달라”고 요청한 뒤 “우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시스템을 바로잡을 사람이라고 기대한다”며 향후 미국 부정선거 수사와 선거제도 개선 방향에 관해 공식 질의했다.
좌중은 일순간 술렁였다. 패널과 방청객의 대다수가 선거가 무결하다고 믿는 각국 선관위 직원들로 채워진 데다 구글과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 등이 이번 행사를 후원했다. 미국 선거의 투·개표기를 독점 공급하는 도미니언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폭스뉴스·뉴스맥스·원아메리카뉴스(OANN) 등과 거액의 송사를 벌인 소송 당사자다.
민 전 의원의 질문을 받은 패널 대니얼 토카지(Daniel P Tokaji) 위스콘신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장 겸 교수는 “2020년 트럼프 측에서 단지 공론의 장에서뿐 아니라 법정으로까지 부정선거(election rigging) 주장을 가져갔지만 소송 73건 중 트럼프는 71건을 완전하게 패소했고 작은 몇 개 이슈만 승소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의 사법 체계는 매우 잘 갖춰져 있어 누구나 공론의 장에서 거짓 주장을 할 수 있고 수정 헌법이 많은 가짜 주장을 표현의 자유로 보장하지만, 증거 없이 그런 주장을 하면 최소한 소송을 낸 원고가 패소하거나 혹은 2020년 사태 이후 트럼프의 변호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사법적 제재를 받거나 변호사 자격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고도로 분권화된 국가이고 선거관리 법률의 대부분은 연방의회가 아닌 주의회 차원에서 만들고 연방의회는 일부 선거 무결성(election Integrity)에 관해서만 입법했다”며 트럼프 연방 정부의 부정선거 수사가 각 주정부 저항에 부딪힐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대니 로페즈 디아즈(Danny Diaz) FP1스트레티지스 설립자 겸 정치 컨설턴트는 미국의 변화가 주변국에 미칠 긍정적인 변화의 하나로 전쟁 종식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지만 정작 부정선거 문제에 관해선 직답을 회피했다.
그는 “미국의 관계는 다른 나라를 변하게 만드는데 트럼프는 북한이 러시아를 대신해 끼어든 우크라전쟁을 (종전) 처리하겠다고 누차 발표했고 모종의 큰 합의가 이스라엘로부터 도출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그들이 관여하고 있는 걸 보면 매우 빠르게 (결과를) 알 순 있겠지만 쉽게 답할 일은 아니다(what they are engaged in so I think we'll find out pretty soon but there are no easy answers)”며 차기 행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사실상 ‘부정선거’ 이슈 자체를 못 박아 설명하진 않았다. FP1스트레티지스는 주로 공화당 후보의 정치컨설팅을 해왔다.
이날 패널들의 답변은 미국 사법 체계의 구조적 허점은 고의로 비껴간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은 각 주와 주보다 작은 카운티 법원의 판사는 주민 투표로 선출하지만 연방 지방법원장과 연방 지방검사장은 대통령이 임면권을 행사한다.
따라서 연방 지방검찰이 부정선거 수사를 게을리하거나 공소 자체를 제기하지 않고, 연방 지방법원이 불성실하게 심리하거나 기각 또는 각하하면 이중 어느 경우라도 부정선거 입증이 요원해지는 맹점이 지적되고 있다. 2020년 대선 시점은 임기 내내 좌파 미디어와 날선 대립각을 세워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주류 언론들의 악마화가 정점을 찍던 무렵이었다. 주류 언론의 지속된 세뇌 속에 공화·민주를 막론하고 트럼프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팽배하던 시기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선거 논란 속에 물러난 뒤 바이든이 집권하면서 미국 연방 검찰의 각 주(州) 소속 지검장들은 부정선거 수사 및 기소를 태만히 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수사하면 미디어에 의해 적폐로 간주돼 난도질 당하기에 검사가 소신껏 진상 규명에 나서길 꺼리는 분위기가 상당했다. 반면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선거 훼방 혐의로 기소하려는 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의 움직임은 공세적으로 전개됐다.
연방 검찰을 지휘하는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은 바이든이 임명했다. 갈랜드 장관이 임명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 재임 시절 기밀 기록을 부적절하게 보관했다며 플로리다에 있는 트럼프 후보의 자택을 압수수색 했지만 뚜렷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즉시 트럼프 후보의 출마를 조기에 좌절시키고 지지 기반을 뒤흔들기 위한 백악관의 ‘비열한 꼼수’라는 비난이 전국에서 쇄도했다.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은 8128만 표를 획득해 당선됐다. 이는 종전 최고 득표인 2008년 버락 오바마의 6950만 표 기록을 갈아치운 미국 역사상 최고 득표율이었다. 보수 유권자뿐만 아니라 민주당 지지자들도 과연 정직한 선거 결과인지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다.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7464만 표를 얻었다. 역대 기록만 놓고 보면 바이든이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이라는 얘기다.
강제수사 없이 어물쩍 넘어가기는 한국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윤석열정부가 들어서기 전 법제화된 ‘검수완박’ 탓에 검찰에서 접수한 부정선거 사건이 번번이 경찰로 이첩됐지만 경찰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핵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거나 중앙선관위 서버를 포렌식조차 하지 않고 무혐의 처분을 내리기 일쑤였다.
우리법연구회 출신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이데올로기에 경도된 판결로 국민 불신을 초래한 사법부도 부정선거 재판에서 입증 책임을 최초 제기한 원고에게 돌리는 판결을 내려 물의를 빚었다. 검경이 손을 놓고 있다고 국민 개인이 선거 당국을 압수수색 하는 등 강제수사력을 동원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당시 부정선거 판결은 새로운 논란을 촉발했다.
정당도 이해 못 할 행보를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부정선거가 사실이라면 최우선 피해 당사자로 꼽히는 국민의힘은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다. 김민전 최고위원이 사전선거의 부재자투표 전환 법안 등을 발의했을 뿐이다. 일각에선 완전 폐지안을 제시하며 다소간의 이견이 표출되고 있지만 여태껏 국힘이 부정선거 규명을 당론으로 정한 적조차 없어 한 걸음 나아간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기형적 기류에 민 전 의원은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올해 4월 총선을 3주가량 앞두고 국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부정선거 규명 운동을 벌이면서도 사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줄곧 유지하며 당선 가능성을 높여온 민 전 의원을 경선에서 배제하는 무리수를 둬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됐다.
4·15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국투본) 상임대표로 선거 조작 규명 활동을 이어온 민 전 의원은 가가호호공명선거당 창당준비위원으로 정치적 지지 기반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당명은 ‘가나다’ 순으로 기호가 매겨지는 비례정당 투표에서 유권자의 눈에 잘 띄는 앞쪽의 정당 기호를 얻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워싱턴 행사에는 한국에서 민 전 의원만 나홀로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 전 의원은 한국보수주의연합(KCPAC) 특사 자격으로 참여했다.
민 전 의원은 11일 스카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선거제도가 결점이 없다고 믿는, 마치 우리 선관위와 같은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온 자리에서 부정선거 실태를 알릴 수 있었다”며 “미국의 수사 개시로 우리도 부정선거가 자유대한민국을 망친다고 국민이 깨우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 공산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회자되는 부정선거 의혹 수사에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고 있어 향후 미국의 수사 개시는 한국의 선거정의 회복에도 핵폭탄급 위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폭풍전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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