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野 압박 카드 사라졌다”… 금투세 폐지에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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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촉구하며 언론 몰이 나서
한동훈 “야당 불참 고수하면 여·의·정만으로 출발”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05 14:17:33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세득세(금투세) 폐지를 발표했다. 조국혁신당의 반발 등 야권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폐지에 환영의 입장을 내놨다. 다만 여권에서는 금투세라는 강력한 대야(對野) 압박 카드 하나가 조기에 사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대신 야당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촉구하며 공세에 나섰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과세의 원칙은 한번 무너지면 복구하기 매우 어렵다. 과세의 원칙에서 후퇴한 (민주당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여당과 같은 방식으로 응답하는 게 최선이었는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또 “금투세 관련 법안은 여야 합의로 11월 본회의 처리가 예상된다. 우리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전원 (폐지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며 “묘수였는지 장고 끝의 악수(惡手)였는지는 역사가 말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칙·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금투세를) 강행하는 게 맞겠지만 현재 주식 시장이 너무 어렵다”며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폐지 결정 배경에 대해 “금투세 면제 한도를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리는 등 여러 제도를 고민했으나 그것으로는 현재 증시가 가진 구조적 위험성·취약성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즉각 긍정적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4일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같은 날 자신의 SNS에서 “대한민국 1400만 투자자들의 승리다. 민심 이기는 정치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는 금투세라는 강력한 민주당 압박 수단이 사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이 대표도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이 (금투세를) 야당을 공격하는 정쟁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점도 문제였다. 금투세를 유예하거나 개선해 시행한다고 하면 끊임없이 정쟁 대상이 될 것 같다”며 금투세를 활용한 여당 공세를 방어하기 쉽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대한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압박을 통해 공세의 고삐를 새롭게 죄고 있다. 4일 국민의힘은 의대 증원 및 의료 대란 등을 논의할 여·야·의·정 협의체가 11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계속 전제 조건을 강조하며 불참 입장을 고수한다면 우선 여·의·정만이라도 출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