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국민담화’ 반응 엇갈린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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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고개 숙이면서도 의혹 대부분은 부인
친윤 “사과 큰 의미… 국민이 진심 평가”
친한·민주 “자화자찬… 국민 동의 어려워”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07 13:04:15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 입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두고 정치권 반응은 엇갈렸다. 야당과 국민의힘 친한계는 미흡했다는 평가를 내린 반면 국민의힘 친윤계는 “국민이 진심을 평가할 것” 등의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윤 대통령은 7일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에서 “모든 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아내(김건희 여사)가 신중히 처신했어야 한다. 국민께 걱정을 끼치면 무조건 잘못”이라고 고개 숙였다. 다만 명태균 씨와의 부적절한 관계는 없었다고 밝히는 등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의혹들은 대부분 부인했다.

친윤계인 권성동 의원은 “대통령께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고 민심을 따라가지 못했다고 진솔히 밝혔다. 여사 문제에 대해 국민적 우려·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출신인 강명구 의원은 “대통령께서 대국민 사과를 한 게 가장 큰 의미가 있는 듯하다. 특히 ‘모든 게 제 불찰’이라는 대통령 발언은 야당의 공격 빌미가 될 수 있으나 국민이 진심을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친한계 핵심 인사는 “‘취임해보니 여러 여건이 어려웠다거나 죽도록 일했다’ 등 추상적 얘기만 나열했다. 여전히 자화자찬이 적지 않았다”며 “국민이 궁금해 했던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 내용도 없고 사과 내용도 불분명했다. 명 씨 녹취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비서실이 잘못한 거지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고 변명한 것으로밖에 안 들렸다”고 혹평했다.

야당도 국민의힘 친한계와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출범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국민 담화·기자회견 내용은) 우리 국민들이 흔쾌히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이 ‘국회가 특검·탄핵소추·동행명령권을 남발하면서 (대통령에게) 국회에 오라는 건 대통령 망신 주기’라고 밝힌 것을 두고 “본인이 그렇게 말씀하셨냐”고 되물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중견 언론인이 추천해 마련한 자리라는 윤 대통령 회견은 유체이탈의 연극적 담화이자 허공에 날린 모호한 사과였다. 김 여사를 ‘주변’이라 부르며 회피하는 비겁함까지 보였다”고 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 “역시 하고 싶은 말·참았던 말을 소신껏 쏟아냈다. 왜 기자회견을 하는가”라며 “거짓말 행진이고 변명의 나열”이라고 했다.

재야에서는 윤 대통령의 ‘즉각 하야 촉구’ 요구가 잇따랐다. 충남대 교수 80명은 6일 시국선언에서 “대통령 부인 등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자들이 무능한 대통령 머리 위에서 국정에 간섭해왔다는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윤 대통령 행적은 공정하지도, 상식에 맞지도, 정의롭지도, 민주주의 정신에 부합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가천대·한국외대·한양대·숙명여대·인천대·전남대 교수들도 윤 대통령 하야 촉구 시국선언을 내놨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4~6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7일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19%였다. 부정평가는 74%였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