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특검 본회의 상정… 與, 헌재·연기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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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與 배제 상설특검 후보 추천 개정안 처리
與 대신 조국혁신당·진보당이 추천권 갖기로
與, 권한쟁의심판·尹 임명 연기 등 대책 검토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8 14:04:33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이른둥이의 건강한 성장 지원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이나 그 친인척 관련 수사에서 여당을 배제한 채 상설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국회 규칙 개정안이 28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여당은 특검을 지속적으로 정략적으로 악용하려는 의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개정안에 대해 “특검법과 마찬가지로 수사·기소권을 야당이 틀어쥐기 위한 위헌·위법적인 무리한 꼼수”라며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상설특검의 동시 추진은 특검을 끊임없이 정략적으로 악용하겠다는 자백”이라고 비판했다.

법사위는 27일 전체회의에서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 주도로 의결했다. 앞서 지난달 민주당은 김 여사 관련 의혹 중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국회 중언·감정법 위반 행위 등을 수사할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찾아 휴대전화로 삼부토건 주식 차트를 보여주며 “1050원에서 5500원까지 5.5배가 올랐다. 주식을 조금만 해본 사람이 보면 주가 조작이 딱 드러난다”며 “삼부토건의 경우 실제 돈을 투자한 사람이 누구인지 엄밀하게 조사하면 다 나올 것이다. 상설특검을 추진한다고 하니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겠나”고 주장했다.

개정안은 대통령 또는 그 가족이 연루된 수사의 경우 7명으로 구성되는 상설특검후보추천위원회(후보추천위)에서 국회 추천 몫 4명 중 여당 추천 몫 2명을 삭제했다. 개정안 통과 후에는 민주당이 2명을 추천하고 나머지 2명은 의석수가 많은 조국혁신당·진보당이 추천하게 된다.

진보당은 개혁신당과 국회 의석수가 3석으로 같지만 윤종오(재선) 진보당 의원이 의원선수에서 개혁신당을 앞서서 추천권을 갖게 됐다. 개혁신당 의원들은 모두 초선이다. 개혁신당이 국민의힘 탈당파가 주축이라는 점도 진보당 추천권 부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국회 몫이 아닌 3명은 법무부 차관·법원행정처 차장·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한다.

상설특검은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김 여사 특검법이 대통령 거부권 행사 앞에 계속 처리되지 못한다면 야당은 혐의를 쪼개 지속적으로 상설특검을 운영할 수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이 만약 폐기되면 (네 번째 특검법을) 재추진할지 상설특검으로 전환할지 아니면 국정조사와 병행할지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여당 추천권을 박탈한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자 국민의힘은 강력히 반발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특검의 중립성·공정성·독립성이 침해된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과 그 가족을 수사하려면 수사기관이 독립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윤 대통령이 상설특검 임명을 미루는 방안도 있다. 후보추천위가 특검 후보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은 추천일로부터 3일 내에 1명을 임명해야 하지만 임명하지 않았을 때 대안 조항은 없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