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300여 가맹점 차액가맹금 소송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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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배스킨라빈스 가맹점, 이달 말 본사 상대로 반환청구 소송
마진 올려도 점주 수익 줄어드는 구조… bhc 측 “계약서에 명시”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4 10:56:15

▲ 가맹본부의 ‘차액가맹금’ 수취 관행을 두고 가맹점주들의 집단 소송이 예고된다. 한국피자헛

프랜차이즈 업계의 차액가맹금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피자헛 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차액가맹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줄소송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위원장도 차액가맹금의 문제점을 지적한 만큼 업계 관행이 바로잡힐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와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배스킨라빈스 가맹점이 11월 말 본사를 상대로 차액 가맹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한다. bhc 300여 가맹점과 배스킨라빈스 400여 가맹점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본사가 부과하는 차액가맹금이 지나치다며 반환을 요구하는 민사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차액가맹금이란 가맹본부가 받는 유통마진이다. 예를 들어 bhc가 식재료를 3000원에 사서 가맹점주에게 4500원에 넘겼다면 1500원이 차액가맹금이다. 그러나 bhc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bhc 관계자는 “bhc가 차액가맹금만 받는 구조로 정보공개서·가맹계약서에 차액가맹금에 대한 내용이 명시돼 있다”면서 “가맹점주가 해당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줄소송에 나선 이유는 본사가 점주들로부터 차액가맹금을 떼 가던 관행이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부터다. 9월11일 서울고등법원 제19-3 민사부는 한국피자헛 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2심에서 점주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한국피자헛이 점주들에게 약 210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부당이득으로 인정된 금액은 1심(75억 원) 대비 세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이번 판결에서 법원은 본사가 이미 매출의 6%에 달하는 로열티와 5%의 광고비를 수취하는 상황에서, 가맹점주의 명확한 동의 없이 물류 대금으로 추가 이익을 취득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차액가맹금은 본부가 마진을 높일수록 점주의 수익은 감소하는 ‘제로섬’ 구조다. 본사가 재료값에 마진을 붙여 적정 도매가격보다 비싼 값을 매기고 있어 ‘차액’이라는 단어가 붙었을 정도다. 국내 외식업 프랜차이즈 본사의 90%가량이 공정위 묵인하에 점주들로부터 차액가맹금을 수취하고 있다.

강준현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실에 따르면 치킨·피자·제과·커피·한식 등 주요 외식업 5개 업종의 가맹점당 평균 차액가맹금 규모는 2020년 1581만 원에서 2022년 3280만 원으로 106.4% 급증했다. 한기정 공정위 위원장도 2023년 5월 15개 가맹본부와 공정 프랜차이즈 실천 캠페인 발대식에서 “가맹본부가 필수품목을 과도하게 지정하고 일방적인 가격인상을 통해 과도한 차액가맹금을 수취하는 행태를 반드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이번 소송이 정부가 차액가맹금 관행을 손보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문제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줄소송이 제기되는데 이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이미지엔 타격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도 차액가맹금 관련 소송이 예상된다. 가맹계약을 해지한 전 가맹점주들이 소송단을 모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맹 계약을 해지한 일부 가맹점주는 차액가맹금 소송 제기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현 가맹점주들도 차액가맹금 소송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마트·롯데슈퍼와 투썸플레이스․맘스터치 등도 차액가맹금 관련 소송이 논의되고 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