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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선포를 둘러싼 내란·외환 혐의와 관련해,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국방부와 드론작전사령부, 국가안보실 등 군사 및 안보 관련 기관 24곳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에 나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해 계엄 발동 명분을 조작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내란 혐의에 이어 ‘외환유치죄’ 적용까지 검토하는 수사로 확대되고 있다.
외환유치죄가 실제 적용될 경우, 이는 대한민국 헌정사상 전직 대통령에게 최초로 ‘반역 혐의’가 적용되는 초유의 사례가 된다. 특검의 다음 수순은 윤 전 대통령 본인의 조사 소환 여부와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14일 오전 9시부터 서울 용산 국방부를 비롯해 경기도 포천의 드론작전사령부·국군 방첩사령부·합동참모본부·청와대 국가안보실 등 군사·정보 부대 24곳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 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2023년 10월 북한이 공개한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의 실행 또는 보고 라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검은 해당 작전이 윤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진술과 녹취 증거를 확보한 상태다.
최근 특검이 확보한 현역 장교의 녹취에는 “평양에 무인기를 보낸 후,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자 V(윤 전 대통령)가 매우 좋아했다” “사령관이 또 보내라고 했다” “11월에도 무리하게 무인기를 추가로 보냈다”는 등의 발언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당시 윤 대통령이 ‘북한 도발’을 유도해 국내 정치적 위기 국면에서 계엄 선포 명분을 마련하려 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해석된다. 실제로 계엄 직전인 2023년 10월11일, 북한은 “평양 상공에 남측 무인기가 침투했다”며 남한을 강하게 비난했고, 국방부는 “확인할 수 없다”며 전략적 모호성으로 대응한 바 있다.
“외환유치죄 적용 검토”
‘북풍 공작'과 유사한 시나리오’
내란 혐의 넘어 사형형 포함 수사 확대
형법 제92조의 ‘외환유치죄’는 외국 세력과 공모해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전쟁을 유발하는 중대한 범죄로, 유죄 시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해진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북한 도발을 유도해 국내 혼란을 야기했다는 정황을 외환유치 혐의로 연결해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법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미 드론작전사령부에 무인기를 납품한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과 관련 군 간부들을 다수 소환 조사한 바 있으며, 당시 작전의 경과와 대통령 지시 체계, 군 보고망 내 은폐 정황 등을 전방위로 추적 중이다.
이번 사건은 2000년대 이후 반복되어온 이른바 ‘북풍 조작’과 유사한 양상을 띠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수첩’에 등장하는 “북한 공격 유도”라는 문구, “비상대권에 대한 식사 자리 언급” 등 군 내부 고위 간부들의 정황 증언들이 조각처럼 이어지면서 ‘계엄 명분용 북 도발 공작’이라는 의혹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드론작전사령부가 계엄 선포 이후 관련 자료를 폐기하고 무인기 로그 데이터 삭제 내부 방침을 마련했다는 보도까지 이어지며, 군 내부의 은폐 가능성도 특검 수사의 핵심으로 부각됐다.
전직 군 지휘관과 안보 법률 전문가들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배신”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외환죄 적용에는 보다 신중한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북한이 ‘외국’으로 규정될 수 있는지,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 북한과 ‘모의’했는지 등 입증 요소가 까다롭다는 전언이 나온다.
김병주 “尹, 북한에 무인기 7대 보냈다”
한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윤석열 정권의 외환 유치 정황이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구체적인 무인기 비행 시점과 좌표를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첫 번째 무인기 침투는 지난해 10월3일로, 백령도에 위치한 드론사 예하 101대대에서 S-BAT 기종 무인기 2대가 오전 2시경 10분 간격으로 이륙해 평양 15호 관저 일대를 비행한 뒤, 새벽 6시쯤 복귀했다. 해당 좌표는 노동당 1호 청사, 호위사령부, 고위층 주택단지 등 북한 권부 중심지 인근으로 파악됐다.
이어 10월 8일과 9일에도 4대의 무인기가 발진했다. 김 의원은 “그 중 1대는 복귀하지 못했으며, 북한이 '10월 9일 평양에 무인기가 침투했다'고 공식 발표한 날짜와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이 무인기 역시 15호 관저 상공을 목표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 작전은 지난해 11월13일로, 이날 오후 7시30분쯤 무인기 1대가 발진해 남포 일대의 해군기지와 군사시설 밀집 지역을 비행했다. 비행 중 전파방해(재밍)를 받았으나 수동 제어로 간신히 복귀했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복귀 사실을 보고받은 드론작전사령관이 실망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는 증언이 있다”며, 이 역시 계엄 명분 조성을 위한 도발 유도 시도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또한 김 의원은 무인기에 전단 투하용 장비를 장착한 정황도 제시했다. 김 의원은 “2024년 2월 '전투발전'이라는 명목으로 관련 공모사업이 시작됐으며, 6월에는 무인기 개조 작업이 이뤄졌고, 7월부터 시험비행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러한 일련의 작전은 사실상 북한의 도발을 유도해 계엄 명분을 쌓으려는 외환유치 행위로 볼 수 있다”고 규정하며, “특검은 백령도를 비롯한 드론사 예하 부대에서 무인기 비행 기록과 관련 장비를 즉시 확보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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