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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의 첫걸음은 지극히 초라했다. 26살 되던 해,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 세 사람과 자본을 합자해서 경남 마산에 설립한 ‘협동정미소(協同精米所)’가 그 시작점이었다.
‘이기는 정주영, 지지 않는 이병철’의 저자 박상하가 새로 출간한 ‘나는 이병철이다’는 큰 자본과 기술 없이 ‘100년 경영’을 시작한 이병철 삼성 창업주를 조명한다.
호암 이병철 회장은 1938년 삼성상회를 설립하여 삼성그룹의 기반을 닦았으며, 이후 삼성물산·제일제당·삼성전자·신세계 등을 설립해 오늘날의 삼성제국을 일구었다. CJ그룹·한솔그룹·중앙일보 역시 이 회장이 창업주다.
저자는 이 회장의 남다른 점으로 ‘생각하는 힘’을 꼽는다. 생각의 힘으로 사물을 통찰한 결과 그는 누구도 따를 수 없는 경소단박형의 글로벌 첨단산업을 일으킬 수 있었다.
생각의 힘은 인재 제일주의라는 단어로 귀결되었다. 이병철의 인재에 대한 욕심은 1등 정신으로 이어져 기술력이 기업을 이끌도록 만들었다.
책은 학습 능력이 뒤떨어진 부잣집 도련님이 자본과 경험 없이 역사 앞에 설 수 있었던 계기와 시련들,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으로 환원된 그의 집중력을 조명한다.
사업이란 자본의 크기로만 승패가 결정되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일이며 자신과 주변의 철저한 노력에 의해 승패가 좌우됨을 호암 정신은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호암이 인재를 양성하는 일에만 열정을 품었던 기업가는 아니었다. 옷매무새 하나 흐트러지지 않는 엄격함을 자신에게 적용했다는 사실은 지금의 삼성이 있기까지 그만의 숨은 힘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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