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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이 지난 현재 기대가 컸던 문재인정부에 등을 돌린 청년 세대가 등장했다. 무엇보다 20대 남성을 일컫는 ‘이대남’은 문 정권에 불편한 존재가 됐고 신드롬의 주인공이 됐다. 문 정부 출범 후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에서 민주당에 3연승을 몰아주고 180석의 초법적 집권 여당을 만들어 준 청년세대 중 이대남은 4·7 재보궐선거를 야당 승리로 이끌며 더불어민주당에 완전히 등을 돌렸다.
대선 정국에서는 ‘문 대통령이 직접 키웠다’고 불리는 야당 후보를 지원 사격하며 여당의 저격수 역할을 톡톡이 했다. 여러 차례의 지지율 조사에서 야당 후보 지지율의 절반 수준에 그쳤던 여당 후보 지지율은 60대 남성과 비슷한 양상이어서 ‘보수화한 이대남’이란 말까지 끌어냈다.
시급히 이대남 달래기에 나선 민주당은 ‘586 용퇴론’을 앞세우며 ‘병사 월급 200만원’ 등의 공약을 던졌으나 이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젊은 층은 정의와 공정에 민감한 세대다. 기득 권력에 대항하는 진보 정치를 지지하는 경우가 많다. 586 운동권으로 대변되는 현 민주당과 정부 여당의 지지세력도 2030 청년세대였다.
이대남은 왜 보수화 됐다는 평가를 받는가. 학계 및 언론계는 이대남이 이른바 ‘안티페미니즘(반여성주의)’으로 대변되는 젠더 갈등의 중심에 서 있다고 분석한다. 이마저도 문 정부의 친 여성정책에 대항하는 저항의 구호였다. 거대한 사회 구조에서 소외된 이들이 분노를 표출하는 한 방식이었을 뿐 결코 핵심이 아니었다.
핵심은 ‘파괴된 공정’이었다. 최근 기자가 만난 29세 청년은 “남성이 성인이 된 후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취업과 내 집 마련 문제는 ‘생존’과 ‘삶’에 직결된 문제였다. 이 두 개의 문제가 해결 불가한 수준으로 산산조각났다”고 토로했다. 공정한 경쟁의 기회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문 정부의 ‘부동산·일자리’ 정책에 이대남은 절망했다. ‘일자리 정부’를 약속하며 80조원 넘는 예산을 일자리 창출에 퍼부었으나, 주로 노년층을 위한 단기 일자리 양산에 그쳤다. 최저임금 수준의 비정규직, 단기 일자리에 밀린 이들의 생활고는 극심해졌다.
‘집값 잡고 청년들 내 집 마련 걱정 없게 해주겠다’는 공약도 공염불에 그쳤다. 임기 내내 20차례가 넘는 부동산 규제책을 쏟아냈으나 공급과 대출을 막으니 치솟는 건 집값이었다. 두 배 가까이 뛰었다는 서울 집값에 이대남 사이에선 ‘로또 1등 당첨에도 못사는 서울아파트’ ‘부동산 적폐는 문재인’ 등의 말이 횡행했다.
‘내로남불’은 가슴을 두 번 울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사태 등 여권 핵심인사 관련 각종 비위사건이 터졌다. 이대남은 ‘금수저·흙수저’를 나누며 개탄했다.
재작년 ‘청년의날’에 월드스타 BTS를 청와대에 불러 청년 문제와 고민을 해결하겠다 약속한 문 대통령에게 이대남은 되레 분노했다. 당시의 분노는 불신이 됐고 정권 교체에 대한 염원으로 이어졌다. 5년 전의 약속 ‘평등·공정·정의’가 보장되는 사회야말로 이대남에 대한 진정한 위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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