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프랜차이즈는 차액가맹금 투명하게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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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12 00:02:30

프랜차이즈 업계의 차액가맹금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피자헛 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차액가맹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줄소송에 나섰기 때문이다. 십수 년 동안 음지에 있던 차액가맹금 문제가 양지로 올라온 셈이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품목에 붙이는 일종의 유통 마진을 말한다. 가맹사업법상 가맹본부는 브랜드를 보호하고 상품·용역의 통일성과 동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원부자재 등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하고 가맹점에 거래를 강제할 수 있다.

문제는 가맹점이 본사에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지급하는 로열티 방식에 비해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치킨 프랜차이즈를 수년 동안 운영해 오고 있다. 처음 치킨 가게를 시작할 때는 차액가맹금이란 단어조차 몰랐다”며 “몇 년 동안 프랜차이즈 업계에 종사하면서 차액가맹금의 뜻을 알게 되었는데, 우리 본사도 차액가맹금 유통 마진이 로열티보다 높은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2020~22년 치킨 프랜차이즈 상위 6개 가맹본사의 유통 마진을 조사해 보니 6개 가맹본사는 한 가맹점에서 매년 평균 5468만 원씩 가져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전체 가맹점 평균 매출의 10.8% 수준이다. 특히 한 가맹본사가 가맹점 한 곳에서 떼어 가는 유통 마진이 연평균 약 1억 원이 넘는 걸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4월 발표한 ‘2023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를 살펴보면 2022년 치킨의 매출 대비 유통 마진 비율은 8.2%로 커피(6.8%)·제과·제빵(5.5%)·피자(4.2%)·한식(2.7%) 등 다른 외식업종보다 높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에 차액가맹금 줄소송이 예고된 배경엔 한국피자헛이 있다.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은 2020년 “한국피자헛이 가맹점의 동의 없이 원·부재료 가격에 차액을 붙여 납품하며 부당 이익을 취했다”는 내용의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법원은 2022년 1심 판결에 이어 작년 9월 열린 2심 판결에서도 가맹점주의 손을 들어 줬다.

2심에서 법원은 “가맹본사가 가맹점주에게 받은 차액가맹금 약 210억 원을 반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특히 이번 판결에서 법원은 본사가 이미 매출의 6%에 달하는 로열티와 5%의 광고비를 수취하는 상황에서 가맹점주의 명확한 동의 없이 물류 대금으로 추가 이익을 취득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에서 승소하자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차액가맹금 줄소송이 예고 되는 상황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 점주 280명은 가맹본부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할 예정이다. bhc치킨뿐만 아니라 교촌치킨 가맹점주 250여 명도 내년 1월 가맹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도 차액가맹금 관련 소송이 예상된다. 가맹 계약을 해지한 전 가맹점주들이 소송단을 모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차액가맹금 줄소송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를 위한 법적 보호막이 없기 때문에 생겨난 문제다. 이 외에도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는 그동안 필수품목 강매·쿠폰 수수료 전가 등 가맹점주에 대한 부당한 갑질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했다. 이번 기회에 본사가 가맹점주를 상대로 수익을 내는 구조는 사라지기를 바란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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