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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병꽃이 만발한 서울 5대 궁과 종묘에서 ‘2025 궁중문화축전’이 한창이다. 올해 축전은 5월 연휴를 끼고 26일부터 5월4일까지 9일간 펼쳐져 갈수록 어린이·청소년 방문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로 11회를 맞이하는 궁중문화축전은 지난해 봄·가을 행사에서 총 96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람객이 방문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2025 봄 궁중문화축전은 공연·체험·전시 등 조선 궁궐 문화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알차게 꾸려졌다.
경복궁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4월 말까지 운영하는 ‘시간여행, 세종’은 경복궁 일대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체험형 복합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근정전을 무대로 세종대왕의 조회(朝會)로 시작된다.
조회는 아침에 신하들이 모여 왕을 알현하는 의식이다. 신하가 왕에게 인사를 드리고 왕의 권위를 세우는 상징적·의식적 의미와 함께 국가의 주요 정사를 보고하고 결정하는 정치적 의미도 지니고 있다. 그중 세종대왕의 용비어천가 낭독과 궁중무용이 큰 볼거리로 꼽힌다.
조회 관람이 끝나면 궁궐 수습생이 되어 궁중병과 만들기와 궁중무용 ‘처용무’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소규모 상황극인 ‘궁중 일상재현’과 경복궁 북측 권역 야간 자유 관람 프로그램인 ‘한밤의 시간여행’ 등 다양한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참여하는 송재성 감독은 경복궁 전역에서 펼쳐지는 ‘시간여행, 세종’ 행사를 책임진다. 송 감독은 “조선의 제4대 임금인 세종(재위 1418∼1450) 시기를 배경으로 한 행사에서 궁궐의 일상을 체험하고 세종대왕의 주요 업적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경복궁 근정전에서는 5월3일부터 5일까지 고궁음악회 ‘100인의 여민동락(與民同樂)’ 공연이 펼쳐진다. 100명의 국악 명인이 선사하는 대취타·여민락·춘앵전 등 궁중음악이 야간의 근정전을 배경으로 장엄하고 화려하게 펼쳐진다.
어린이와 독립유공자를 위한 특별한 행사도 마련된다. 5월2일부터 4일까지 진행되는 ‘어린이 궁중문화축전’은 조선시대의 숙수·의관·침선장·취타대 등 7개 직업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사전예약 없이 현장에서 참여 가능하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봄날의 경회루’는 축제 기간 독립유공자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초청하여 전통 복식을 입고 경희루 누각에 올라 전통예술 공연과 다과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는 무형유산 전승자들의 공예품과 전통문화 상품을 판매하는 ‘K-Heritage 마켓’이 열린다. 특히 올해는 전통 한식 주전부리 등의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추가되어 축제의 분위기를 더한다.
창덕궁의 아침을 깨우다
창독궁에서는 30일부터 5월4일까지 아침의 고궁을 산책하는 ‘아침 궁을 깨우다’와 전통 한복을 입고 나만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왕비의 옷장’이 운영된다.
특히 ‘아침 궁을 깨우다’는 지난해 인기에 힘입어 외국인 대상 행사를 별도로 추가했다. 이번 외국인 행사 해설은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이 맡았다.
창경궁에서의 데이트
창경궁 명정전에서는 축제 기간 ‘고궁만정’ 공예 전시가 열린다. 전시에서는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및 이수자의 작품과 함께, 전통공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예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전통 한복을 입고 창경궁과 창덕궁을 거닐며 데이트 코스를 체험하는 ‘한복 입은 그대, 반갑습니다’를 새롭게 선보인다. 행사는 30일부터 5월4일까지 운영된다.
이외에도, 창경궁 대준당지와 소춘당지에서는 미디어아트로 특별한 분위기를 선사하는 야간 관람 프로그램 ‘창경궁 물빛연화’가 축제 기간 운영된다.
덕수궁에서 만나는 황제의 식탁
덕수궁 중명전에서는 5월1일부터 3일까지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인 ‘황제의 식탁’이 첫선을 보인다. 이 행사는 대한제국 황실의 음식을 맛보며 역사 이야기를 듣는 형식으로 외국인을 위해 영어로 진행된다.
덕수궁 덕흥전에서는 축제 기간 ‘황실취미희’가 열려 대한제국 시기 고종이 즐겼던 음악과 스포츠 등 여가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운치를 더할 커피 시음과 특별 공연도 함께 진행되며, 예매 없이 현장에서 참여할 수 있다.
덕수궁 즉조당에서는 국악으로 편곡한 디즈니 주제곡을 감상할 수 있는 퓨전 국악공연 ‘풍류+디즈니’가 열린다. 사전예약 없이 무료로 현장에서 참여할 수 있으며 27일과 5월1일·4일 3회 운영한다.
그밖에 경희궁에서는 해설사와 함께 경희궁 일대를 탐방하는 ‘경희궁 밤의 산책’이 28일까지 운영됐다. 경희궁에 머물렀던 왕들의 이야기를 통해 경희궁이 가진 역사적 중요성을 조명하며 해설과 전통예술 공연, 전통 차 시음 등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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