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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이전까지 철학은 오컬트를 포함하는 개념이었다. 계몽주의가 오컬트를 미신으로 낙인찍으면서 철학은 이성 중심의 작업으로 영역을 좁히게 된 것.
고대 이후 현대까지 서양 철학 사상의 흐름을 톺아보는 ‘탁석산의 서양 철학사’가 출간됐다. 책은 오늘 우리가 알고 있는 ‘철학’이 신학·과학·신비주의와의 얽힘과 대립 속에서 형성해 온 거대한 지적 흐름임을 보여 준다.
서양 철학의 출발점은 이성과 신비의 경계였다. 고대 철학자들은 형이상학·영혼·이데아 같은 주제를 다루며 철학과 신비주의의 경계를 허물었다. 소크라테스는 신탁을 받았다고 했고 플라톤은 우주의 창조자 데미우르고스를 상정했다.
철학이 신학과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은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 이후다. 르네상스 시기 철학자들은 인간 중심의 사유로 회귀하면서 인간의 능력·이성·주체성에 주목했다. 특히 데카르트는 철학의 출발점에 회의를 갖고 내면의 사유 주체에서 출발하는 철학 개념을 주창했다.
20세기 이후 현대 철학은 후설·하이데거·가다머·리쾨르·푸코·데리다를 거치며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된다. 이들은 현상학·해석학·구조주의·탈구조주의를 통해 이성 중심의 체계를 의심하고 언어·권력·존재 등의 문제를 통해 철학에 대한 재정의를 시도했다.
이 시기 에소테리시즘(신비주의 철학)은 다시 학문 세계로 복귀하며 신지학·연금술·점성술·마법 등 오컬트의 전통을 잇는다.
책은 철학이 논리 체계만이 아니라 인간이 진리에 다가가기 위해 사용해 온 모든 지적 도구의 총합임을 선명하게 환기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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