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 소비쿠폰 軍 장병엔 ‘그림의 떡’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방·군사

‘주소지 제한’ 행정 장벽에 군 장병 사용률 미미
강원도 “군 소재지서 사용하게 해달라” 공식 건의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05 12:45:07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지급 중인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군 복무 중인 장병들에게는 사실상 ‘그림의 떡’으로 전락하고 있다. 주소지 제한이라는 행정적 장벽에 막혀 쿠폰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4일 기준 소비쿠폰 신청률은 93.6%에 달하며, 4,736만 명에게 지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높은 신청률과 달리, 군 장병들의 실제 사용률은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 장병들은 나라사랑카드를 통해 소비쿠폰을 지급받고 있으나, 사용처는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제한돼 있다. 이로 인해 실생활을 영위하는 군부대 인근 지역에서는 쿠폰 사용이 불가능하다. 윤 장관은 “전국 PX(군 매점)에서는 사용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군 외 지역 상권에서는 오히려 이 같은 제한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겨레 등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주소지가 다른 군 장병들은 외출·외박 중에도 부대 인근에서는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없어 결국 개인 월급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쿠폰 사용기한이 오는 11월 말까지로 설정돼 있어, 해당 기간 내에 휴가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쿠폰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군부대가 밀집한 접경지역 지자체들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원도는 최근 정부에 “의무복무 중인 군 장병에 한해 군부대 소재지에서도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공식 건의했다. 현재로선 군 매점을 제외한 민간 상점에서 쿠폰을 사용하려면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해당 지역과 일치해야 해 장병들의 일상 소비가 지역 경제에 연결되지 않는 구조다.

접경지역 상인들 역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외출·외박 장병이 주요 소비층임에도 이들의 쿠폰 사용이 제한돼 있어 정작 소비 진작이라는 제도 본래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윤 장관은 “소비쿠폰에는 장병의 거주지 지자체 예산이 포함돼 있어, 주둔지에서 사용하려면 해당 지자체의 양해가 필요하다”며 “전 지자체의 동의를 얻어 주둔지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와 협조해 전 장병이 11월 말 사용 기한 내에 휴가를 통해 쿠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대현 강원도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화천 등 접경지역은 국방개혁 여파로 병력이 줄면서 지역경제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군 장병의 쿠폰 사용처를 군부대 소재지로 확대해야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본래 목적이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