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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시행 2주 차에 접어든 가운데, 사용처에서 제외된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식료품 소비는 전통시장과 편의점으로, 실내 피서 수요는 백화점과 복합쇼핑몰로 분산되며 대형마트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업계는 초저가 미끼 상품을 앞세운 ‘맞불 할인’ 전략으로 실적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지난달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1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당시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됐을 때 20% 안팎의 매출 하락을 기록했던 것보다는 나은 수준이지만, 최근 소비 환경의 변화와 겹쳐 실질 타격은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1.1% 감소해 오프라인 유통업태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체 매출은 0.1% 줄며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나타냈다.
대형마트는 마진이 높은 공산품 고객을 다이소와 쿠팡에, 식료품 수요를 전통시장과 편의점에 빼앗긴 데다, 최근 폭염으로 인한 ‘실내 피서 수요’마저 백화점과 쇼핑몰에 밀리는 상황이다. 특히 소비쿠폰은 대형마트에서 사용할 수 없어 고객 이탈을 가속화시켰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소비쿠폰 지급 이후 편의점 CU에서는 △과일(32.8%) △채소(21.8%) △정육(19.3%) △양곡(91.2%) 등 신선식품뿐 아니라, 건강식품과 생필품까지 전반적인 매출이 상승했다. 주요 편의점의 객단가도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백화점은 폭염 특수를 누렸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지난 7월 넷째 주 주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16% 증가했고, 방문객 수도 10% 이상 늘었다. 백화점 내 식당가, 키즈카페, 문화센터 등을 찾는 가족 단위 고객이 늘어난 것이 주된 요인이다.
대형마트는 이 같은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초저가 경쟁에 돌입했다. 이마트는 수입 맥주·하이볼 5캔을 9800원에, 삼겹살·목심(100g)을 행사 카드 결제 시 788원에 판매했다. 홈플러스는 한우와 한돈을 최대 60%까지 할인하고, 호주산 척아이롤은 100g당 990원에 내놓았다. 롯데마트는 닭볶음탕용 생닭을 8990원, 고산지 바나나를 3990원에 선보이며 여름철 먹거리 할인전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대형마트들은 신선식품이 대표적인 저마진 상품인데다 폭염으로 가격 상승 추세지만 집객을 위해 초저가로 출혈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올해 초복을 맞아 이마트는 무항생제 국내산 영계를 마리당 1990원에 판매했고, 홈플러스는 1831원, 롯데마트는 냉동영계를 1590원에 선보이며 사실상 ‘원가 방어’를 포기한 가격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지금은 고객 발길을 붙잡는 게 우선”이라며 “대형마트가 쇼핑 외 여가 기능이 부족한 만큼, 가격 경쟁력이 유일한 돌파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다음 달 22일 예정된 소비쿠폰 2차 지급 시점을 앞두고 추가 할인 전략을 준비 중이다. ‘소비쿠폰 없이도 충분히 싸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대형마트의 생존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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