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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이 시급하다. 국회예산정책처 ‘2025 대한...'))
공공기관·공기업 개혁이 시급하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2025 대한민국 공공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전체 공공기관 331곳의 부채는 741조4764억 원으로 우리나라 올해 국가 예산(677조여 원)보다 많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7조3000억 원, 도로공사 3조2000억 원, 한전 2조9000억 원 등 주요 공기업의 부채가 크게 늘었다.
여기에 이번 공공기관 인건비 급증으로 공공기관 재정 악화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공기관의 부채를 방치하면 국가 재정이 파탄나고 말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지 오래다. 공공기관 군살빼기가 절박한 이유다.
이런 현실에서 국회의원들이 공공기관 난립을 부추기고 있어 비판 여론이 거세다. 제22대 국회가 개원한 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연구소’ ‘진흥원’ 등 공공업무 수행 기관 신설 법안이 32건 발의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 부담과 운영의 비효율성 등 공공 부문 비대화가 주요 사회 문제가 된 상황에 국회가 나서 공공기관 난립을 부추기는 셈이다.
여야 의원들은 22대 국회에서 방위산업진흥원, 김치산업진흥원, 한복진흥원, 해녀문화연구원 등 한국 산업과 관련된 기관을 비롯해 문화·재난·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앞다퉈 기관을 신설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공공기관은 한번 설치하면 다시 없애기 어렵고 결국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 같은 기관들의 고위 직책은 전문성과 관계없이 정권에 기여한 ‘낙하산 인사’들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정부가 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 등 부채가 많은 14개 재무 위험 기관을 대상으로 2026년까지 42조 원 규모의 부채 감축을 추진한다. 또 자산매각 등 재정건전화 노력으로 총 35개 공공기관의 부채 비율을 올해 214.3%에서 2027년 188.8%로 낮출 계획이다. 그래도 2027년 부채 규모는 743조 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이 같은 공공기관 재정건전화 계획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양대 노총은 ‘공공부문 민영화 저지‘ 대규모 집회를 열고 극렬한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공공기관의 자산 14조5000억 원에 대한 매각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하며 공공기관 노동자 정원 감축 등 구조조정은 공공기관 효율화가 아니라 공공기관의 공공적 역할과 사회적 책임을 파괴하는 ‘공공기관 죽이기’라고 주장했다. 설상가상으로 양대 노총은 민영화 및 직무 성과급제 저지·실질임금 보장-총인건비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의 이 같은 주장은 철부지 같은 행태라는 눈총을 받고 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민영화와 함께 일한 만큼 인사와 처우에서 보상을 받는 직무 성과급제 등 제도 개선이 긴요하다. 조세재정연구원의 ‘공공기관 정책 인식도’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이 심각하다는 인식이 일반 국민과 전문가 모두에서 6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게 그 심각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제는 공공기관 종사자 중에서는 심각하다는 응답이 26.2%에 불과해 현실에 매우 둔감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위상은 막강하다. 경쟁 제한과 진입 규제로 독점적 이윤과 안정적 시장 지배가 보장된다. 하지만 낮은 서비스 품질로 소비자 불만이 크다. 높은 임금 수준·과도한 복지 혜택·강성 노조가 뒷배가 된 신분 보장으로 ‘철밥통’을 지키기 위한 개혁 저항 등으로 국민의 눈총을 받고 있다. 공공기관 개혁이 화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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