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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이 직면하는 복잡한 분쟁을 기존의 소송 제도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효율적이고 신속한 대안으로서 중재제도 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중재는 법원 소송 대신 제3의 중립적인 기관이 분쟁을 해결하는 제도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 중재기관 의존으로 발생하는 외화 유출과 장기 소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국가 경쟁력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 공동 주최로 ‘K-중재 산업 활성화 포럼’이 열렸다. 두 의원은 “중재는 기업 혁신과 국가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제도”라며 입법과 제도 개선을 통해 국내 중재제도의 신뢰성을 높이고 국제 중재 사건 유치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천대엽 대법원 법원행정처장, 박성민 법무부 법무실장, 신현윤 대한상사중재원 원장, 이영석 뉴스1 대표 등 정·관계와 산업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한국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중재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기반 강화와 국제 경쟁력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발제자로 나선 최승재 세종대학교 교수는 ‘공기업·공공기관의 중재제도 활용 실태와 법적·정책적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하며 “공공기관들이 여전히 소송 중심 사고에 머물러 있어 중재 활용이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권영 경기대학교 교수는 ‘국제 중재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과 선결과제’ 발제를 통해 싱가포르와 홍콩의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도 국제 신뢰를 확보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해 적극적인 사건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합 토론에서는 장승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이끌었다.
이규호 중앙대 교수는 “전자중재(온라인 시스템을 통한 중재)는 이미 도입이 늦어진 상태”라며 스페인·아르헨티나 등 해외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AI를 접목한 차세대 전자 중재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공공기관에서 전자 제출을 의무화할 법적 근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준상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선택적 중재조항(당사자가 소송과 중재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국내 계약 관행에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가계약법 등 관련 규정을 정비해 실질적인 효력을 담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원식 한국건설관리연구원장은 “공기업 사건은 규모가 크고 사회적 파급력이 큰 만큼 공공기관부터 중재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중재가 분쟁 해결의 실질적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창규 중앙대 교수는 “국제중재 사건을 국내로 유치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과 함께 중재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신희영 법무부 상사법무과장은 “지난해 발표한 제2차 중재산업진흥기본계획을 토대로 전자중재 시스템 구축, 국제중재 유치 확대, 인식 개선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특히 내년부터 본격 도입될 전자 중재 시스템을 통해 중재 이용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정책과 현장의 간극을 좁히고 한국이 중재 산업의 제도적·산업적 기반을 강화하며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실질적 대안을 모색한 자리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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