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출신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3000만 원대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전 장관은 9일 “단 하나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반박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혹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 2인자로 2022년 김건희 여사와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명품을 건네며 현안을 청탁하고 권성동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제공한 혐의로 8월18일 구속기소됐다. 윤 전 본부장은 특검 조사에서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전 장관에게 현금 3000만∼4000만 원과 명품 시계 두 개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이 진술을 8월에 확보한 이후에도 민주당 관련 의혹을 강제수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의 진상을 밝힌다’는 특검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통일교가 여야 정치인을 접촉했다는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자 편파수사 논란이 커졌다. 결국 특검은 9일 이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다. 최초 인지 후 약 4개월 만의 조치로 뒤늦은 수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첩 과정에서 ‘VIP 선물’ 문건 등 통일교의 정치권 접촉 흔적이 추가로 공개됐다. 여기에는 여야 정치인 7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본부장은 이미 재판에서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더 가까웠다”고 진술하며 장관급 인사 접근 사실을 언급한 바 있다. 재판에서 윤 전 본부장과 측근들의 녹취, 금품 제공 정황 등이 확인되며 의혹은 확대되는 모양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공소시효 7년이 적용돼 2018년 금품 수수 여부가 핵심이 된다. 경찰이 넘겨받더라도 연말이면 시효가 만료될 가능성이 있어 수사 실효성은 불투명하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0일 열리는 윤 전 본부장의 결심공판이 주목된다. 윤 전 본부장은 최후진술에서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민주당 전·현직 의원의 실명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정교유착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김건희 여사 논란 여론 분산 등 정치적 사정이 얽혀 추가 진전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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