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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초박빙 접전 끝에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배경에는 60대 이상 연령층과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의 지지, 지역적으로 전통적 보수 텃밭인 대구‧ 경북 지역 및 최대 승부처인 서울 표심이 작동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제 윤 당선인은 오는 5월10일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여소야대의 정국을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 국민의힘은 4석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여기에 합당 예정인 국민의당 3석을 더해 113석이 되더라도 여전히 민주당이 172석을 갖고 있기에 여소야대 상황에는 변함이 없다. 이에 윤 당선인은 거대 정당인 민주당과의 협치와 중도인사 기용, 국민의당과의 빠른 합당 등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고령층과 이대남, 영남권·서울 등 지지로 승리한 尹 당선인
지상파방송 3사가 9일 오후 7시30분께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 윤 당선인은 영남 및 60대 이상 연령층과 이대남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60대와 70대 이상 연령층에서 윤 당선인은 각각 64.8%와 69.9%의 지지율을 얻으며 이 후보(60대 30.8%‧70대 이상 28.5%)를 앞질렀다. 20대 연령대 자체만 놓고 봤을 때 윤 당선인과 이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5.5%와 47.8%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지만 20대 남녀 간 표심은 명확히 갈렸다. 윤 당선인은 이대남들로부터 58.7%의 지지를 받아 36.3%였던 이 후보를 제쳤다.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했던 유권자들이 100명 중 25명 꼴로 이번 대선에서 윤 당선인을 지지했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KBS 출구조사에 따르면 2017년 문 대통령을 뽑았던 사람 중 이번 대선에서 윤 당선인 지지로 돌아선 비율은 25.1%였다.
윤 당선인은 이번 대선에서 총 1639만4815표를 득표하며 48.5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지역별로 윤 당선인은 광주‧전북‧전남 지역에서 크게 열세였지만 부산‧대구‧경북 지역에서 앞서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윤 당선인은 광주‧전북‧전남 지역에서 이 후보에게 밀리는 모양새를 나타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부산‧대구‧경북 지역에서 각각 58.25%‧75.14%‧72.76%의 득표율을 보이며 해당 지역에서 각각 38.15%‧21.60%‧23.80%의 득표율을 보인 이 후보를 따돌렸다.
윤 당선인은 비록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국정 전반을 이끌어 가야 하는 상황에서 임기 초반 2년을 여소야대라는 험난한 상황에서 보내야 한다. 이번 대선 결과 졸지에 야당이 된 민주당의 의석수는 300석 가운데 절발이 훨씬 넘는 172석이다.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윤 당선인의 선택지로는 거대 야당과의 협치와 중도인사의 기용, 후보단일화를 이뤘던 국민의당과의 빠른 합당을 통한 외연확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월11일 이 후보 지원유세 중 여소야대 상황에서 입법의 어려움을 지적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윤석열 후보께서 아무리 좋은 공약을 이야기해도 정직한 공약이 되기 어려운 이유가 106석의 소수 정당을 가지고 자신이 말한 공약을 그대로 집행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현실적으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입법‧인사 어떤 것도 쉽게 넘어갈 수 없다”라는 의견과 “집권 초반에 민주당과 극한 충돌을 빚다가 국정운영 동력을 잃는 일이 없도록 운용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는 등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국무총리를 포함한 새 정부 내각 인선에 대해 막아설 경우에도 윤석열정부는 시작부터 위기에 봉착할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과거 여소야대 국면이었던 김대중정부에서도 국회에서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국회 인준을 받는데 무려 175일이 소요되며 인사에 커다란 진통을 겪었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새누리당이 4‧13총선에서 참패해 123석을 차지한 민주당에 제1당 자리를 내주고 여소야대 국면을 맞이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이 추진하려던 법안들도 좌초될 위기에 처하면서 후반기 국정 운영에 난항을 겪은 바 있다.
불거지는 협치 요구 목소리
윤 당선인 측은 여소야대의 국면을 돌파할 방안으로 중도인사 기용론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핵심관계자는 “여소야대 정국이기 때문에 일단 대통령직인수위원회나 공동정부 구성에 있어 널리 인재를 고루 써야 한다”며 현역 의원의 입각은 최대한 배제하고 전문가 위주로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성향 인사들 보다는 정치색이 옅은 인사들을 정권 초기에 기용해 민주당과의 협치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윤 당선인이 구상한 새 정부 인사에 대한 민주당의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당선인도 지난달 25일 대선 TV토론에서 당선 시 여소야대의 해결책으로 중도인사 기용을 언급했다. 그는 “거대 야당의 여소야대 정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질문에 “진영과 관계없이 유능한 정부 위주로 통합 정부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여소야대의 정국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국민의당과의 발빠른 합당으로 외연을 넓히는 방안과 야당이 된 민주당과의 협치도 하나의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8일 대전 유성구 유세장에서 윤 당선인은 안 대표와의 합당을 통한 외연확장을 약속했다. 그는 “여러분께서 압도적인 지지로 (저에게) 정부를 맡겨주시면 안 대표의 국민의당과 신속하게 합당을 마무리해 국민의힘 정치 지형과 외연을 더욱 넓히고 더 많은 국민들의 고견을 경청해서 받들겠다”고 언급했다.
선거 직전 안 대표와 전격 단일화를 선언했던 윤 당선인은 당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 위원장으로 안 대표를 내정하면서 합당을 통한 외연확장의 의지를 공고히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10일 “안 대표가 인수위원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부위원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윤 당선인은 당선될 시 민주당과의 협치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야당인 민주당의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인사들과 멋지게 협치해 국민통합과 경제발전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뒤 소감을 발표하며 “헌법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자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자칫 새 정부에 대한 ‘발목잡기’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만약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도 압승한다면 여론의 압력을 통해서라도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할 가능성이 생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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