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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최고 통치권자인 대통령을 떠받치는 4대 권력기관으로 흔히 검찰과 경찰·국가정보원·국세청을 꼽는다. 이들 권력기관은 정보 수집과 사찰·형사소추권·조세징수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통해 대통령의 통치권을 뒷받침한다.
박정희·전두환 대통령 시절까지만 해도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를 권력기관 중 으뜸으로 꼽았다. 하지만 국정원은 이제 국내 정치에 개입이 불가능한 순수 정보기관으로 탈바꿈한 만큼 권력기관으로 부르기조차 적절치 않은 상황이다.
수사권과 기소독점권을 갖고 있는 검찰이 권력의 핵심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수사종결권까지 갖기 때문에 수사·기소·공판 사법 3대 요소 모두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며, 검사 한 명 한 명이 국가기관이다. 이러한 전국 2000여 명의 검사들을 지휘하는 사령탑이 바로 검찰총장이다. 고검장급 검사들이 장관급인 대법관 자리를 마다하고 검찰총장에 목매는 것을 보면 여전히 요직임을 알 수 있다.
검찰 조직상으로는 최고 지위에 있으나 신분적으로는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게 검찰총장이다. 법무장관은 국무위원이며 정무직 공무원이므로 검찰 사무가 정치적 상황이나 입김에 좌우될 위험성이 많다. 장관급 대우를 받는 검찰총장은 장관과 검사 사이에서 정치적 방파제로서의 지위와 기능을 담당한다.
과거엔 임명제였으나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말고 검찰 조직을 소신있게 이끌라는 차원에서 임기제로 바뀌면서 1988년 12월 김기춘 검찰총장이 처음 취임했다. 임기 2년이며 중임할 수 없다. 그렇지만 임기를 채우는 경우는 많지 않다. 임기를 채운 경우는 얼마 전 물러난 이원석 총장 등 9명에 불과하다.
충남도지사를 세 번이나 지내고 국회의원을 역임한 정통 내무관료 출신인 심대평 씨의 장남 심우정 법무차관이 제46대 검찰총장에 올랐다. 부친은 대쪽 같은 분으로 이름나 있다. 심우정 총장도 아버지 피를 이어받았을까.
지금은 검찰이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이 바라는 검찰 역할에 충실해야 할 때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문재인 전 대통령 뇌물 관련 수사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수두룩하다. 야당발 검찰청 폐지론까지 대두되는 상황에서 심 총장은 자신의 앞에 검찰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역사적 책무가 놓여 있음을 잊어선 안된다. 검찰의 미래는 검찰만의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미래다.
박병헌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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