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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이후 북한으로부터 “세월호 참사처럼 대중의 분노를 조직해 정권을 흔들라”는 지령을 받고 간첩 활동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전 조직쟁의국장 석모(53) 씨에게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11월 6일 수원지법 형사14부(재판장 고권홍)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석 씨에게 “장기간 북한의 지시에 따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려는 활동을 이어왔다”며 중형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석 씨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총 102차례에 걸쳐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지령을 받고 보고문을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평택 미군기지와 오산 공군기지 등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한 자료를 북한에 넘겼으며, 민주노총 내부에 북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조직적 활동을 벌였다.
특히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직후, 북한은 석 씨에게 “세월호 참사 당시처럼 대중의 분노를 최대한 조직해 정권을 흔들 수 있는 국면을 조성하라”는 지령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참사를 이용해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려 한 것으로 재판부는 판단했다.
북한은 석 씨에게 금속노조와 기아차 노조를 장악하고, 정의당을 와해해 진보당 지지 세력을 확대하라는 구체적 지시도 내렸다. 석 씨는 민주노총 간부 추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조직 내부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로 무장된 지하조직을 구축하려는 활동도 병행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북한 공작원의 지시에 따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려는 활동을 장기간 이어왔다"며 간첩죄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석 씨의 활동이 담긴 영상, 지령문, 보고문 등 방대한 디지털 증거를 제시했으며, 국과수의 감정을 통해 증거 조작 가능성을 배제했다. 특히 석 씨의 저장매체에서 발견된 암호화된 파일을 복호(암호문을 푸는 작업)화해 지령문의 존재를 밝혀냈다.
이번 사건은 대공 수사권이 국정원에서 경찰로 이관된 이후 간첩 사건 수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판결로, 국가 안보 수사력 강화와 기관 간 협력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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