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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꾸 기억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친구들 이름도 잘 생각나지 않고, 늘 쓰던 단어도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아졌다. 친구들은 농담조로 “치매여!”라고 하지만 느낌이 썩 좋지 않다. 치매 장모를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5년 동안 모신 적이 있다. 치매란 ‘정상적이던 지능이 대뇌의 질환으로 저하된 것’이라고 한다.
한자로는 ‘치(癡 어리석다·미치다)’와 ‘매(呆 어리석다)’가 합친 말로 ‘어리석게 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원래는 정상적인 사람이었는데 늙어서 운동 장애·뇌동맥 경화·뇌졸중·뇌경색 등으로 발생하며 기억이 뚜렷하지 않은 장애가 나타날 수 있고, 수행 기능의 소실 등이 현저하게 나타난다.
농담으로라도 “치매인가 봐”라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치매 노인과 살아 본 결과 가출하는 분들도 있고, 우유 사러 나갔다가 집을 찾지 못하고 몇 시간을 헤매는 노인도 있었다. 코앞에 집을 두고도 찾지 못하는 것을 뭐라 설명해야 하는가. 10m밖에 안 되는 상점에 갔다가 4시간을 헤맨 노인의 심정을 누가 알 수 있을까.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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