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조정 장세 본격화… 외곽·강남 모두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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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 거래 사례 속속 등장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23 10:58:36

▲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 본 아파트 밀집지구 전경. ⓒ스카이데일리

서울 집값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외곽 지역에서는 하락 전환한 자치구가 늘어나고 있고 강남권에서도 수억 원대의 가격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정치적 불확실성 그리고 급격한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1% 상승하며 39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상승 폭은 전주의 0.02%에서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동대문구‧도봉구‧은평구‧구로구 등 7개 자치구가 하락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또한 중구‧강북구‧노원구 등은 보합세를 보이며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현장에서도 하락 거래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전용면적 84㎡)는 최근 5억9000만 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가인 7억 원 대비 1억1000만 원이 빠졌다. 강남구 청담동의 건영아파트(전용 84㎡)는 11월 최고가 35억 원에서 한 달 만에 10억 원 떨어진 25억 원에 거래됐다. 서초동 삼풍아파트(전용 79㎡) 역시 직전 거래가 대비 3억 원 하락한 22억9000만 원에 계약을 마쳤다.

이 같은 흐름은 강동구 등 외곽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성내동의 한 아파트(전용 59㎡)는 종전 최고가보다 7억 원‧약 51% 하락한 6억6000만 원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이 본격적인 조정 장세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한 전문가는 “외곽 지역은 대출 규제‧중심부는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아 조정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며 “탄핵 정국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서울 집값은 단기간 급등한 후 조정을 거치는 단계에 있다”며 “탄핵 등 돌발 변수로 인해 조정 시기가 더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하락이 탄핵 정국 등 일시적 요인으로 단기적 영향이라며 과거에도 유사한 정치적 불안이 부동산 시장에 2~3개월 영향을 미쳤지만 장기적인 추세를 바꾸지는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 심리를 반영하는 매매수급지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의 매매수급지수는 11월 셋째 주부터 100 아래로 떨어지며 이번 주 98.0을 기록했다. 이는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으로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급격한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더불어 정부 규제 및 정치적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서울 부동산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앞으로의 조정 흐름이 서울 집값의 장기적 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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