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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길어지는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들 3사는 선제적인 투자로 캐즘 회복 이후를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13일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올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6조4512억 원 영업적자 2255억 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4%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한 것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받은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영업적자는 6028억 원으로 커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AMPC를 포함하면 적자를 줄곧 면해 왔으나, 캐즘이 길어지면서 AMPC를 포함해도 적자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캐즘뿐 아니라 리튬 등 배터리 핵심 소재의 가격도 하락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LG에너지솔루션 외에도 삼성SDI·SK온도 영업적자가 유력해 보인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2000억 원대의 영업적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출범 이후 캐즘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던 SK온도 지난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다시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배터리 업체들은 예상보다 길어지는 캐즘이 2026년께 반전될 것으로 보고 이 때까지 선제적인 투자와 비용 감축으로 버텨낸다는 복안이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 비상 경영을 선언하고 출장비 등 전사적 비용 절감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이후로 예상되는 회복기에 누구보다 빨리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에너지저장장치(ESS)·46시리즈·리튬인산철(LFP)·각형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SK온도 마찬가지로 파우치형 삼원계(NCM) 의존도를 줄이고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캐즘 기간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3분기까지 5조 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설비투자에 사용했고, 최주선 삼성SDI 사장으로 수장을 교체하며 수익성 제고에 나섰다. 최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술이 희망”이라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발굴하자”고 강조해 연구개발에 강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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