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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은 10일 ‘전투기 오폭 사고 조사 결과’를 중간 발표했다. 공군은 사고 직후 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비행기록장치 확인 및 낙탄 현장 조사를 했다. 6일 경기 포천에서 전투기 훈련 도중 KF-16 2대가 민가에 폭탄 8발을 잘못 떨어뜨린 사고의 핵심은 훈련 전날 잘못된 좌표를 실제로 입력한 건 2번기 조종사였으며 1번 조종사는 이를 세 차례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걸러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10일 공군은 중간발표를 통해 최근 ‘경기 포천 민가 오폭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전투기가 10시부터 포천 승진사격장에서 진행된 연합·합동 화력 훈련 중 참여한 공군 전투기 13대가 5개 편조 중 세 번째 편조였다고 밝혔다. 당시 각 편조는 3분 간격으로 승진사격장으로 진입해 편조별 밀집대형으로 동시 사격을 했다.
밀집대형 동시 사격은 표적에 화력을 집중하기 위해 동시에 무장을 투하하는 것으로 공대지 실무장 총 35발이 투하됐다. △첫 번째 편조 F-35A 2대는 플레어 120발 △두 번째 편조는 FA-50 3대가 MK-82 6발 △세 번째 편조로 KF-16 2대가 MK-82 8발 △3대의 KF-16 편조가 MK-82 12발 △5편째 편조인 F-15K 3대가 MK-84 9발을 투하했다.
공군은 문제의 KF-16기에 대해 “당일 오전 09시19분 군산기지를 이륙하여, 09시45분 대기지점(Holding Point)에 진입했고 10시04분에 1·2번기가 동시에 각 4발의 MK-82 일반폭탄을 투하했다”라며 “당시 전투기들의 고도는 약 1.2km, 속도는 시속 810km로 당시 투하된 폭탄들은 사격장 내 표적으로부터 남쪽으로 약 10km 떨어진 지점에 모두 낙탄되어 민간 지역에 큰 피해를 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1분 후 중앙방공통제소(MCRC·Master Control and Reporting Center)와 공군작전사령부 전술조치관(TCD·Tactical Control Director)이 ‘탄착 확인이 안 됐다’라며 임무 편조에 사격 실시 여부를 질문했으며, 조종사들은 상호 확인 과정에서 좌표 오입력 상황을 인지하고 MCRC에 상황을 통보 후 군산기지로 귀환했다고 한다.
1번기 오입력 2번기는 정확했음에도
편대 비행에 집중… 1번기 따라 투하
공군은 곧바로 K-16 1번기의 좌표가 잘못된 경위를 공개했다. 먼저 좌표 입력과 당시 좌표는 위도 7자리· 경도 8자리로 구성돼 있다. 훈련 전날 부여돼 먼저 사무실에서 노트북과 비슷한 비행임무계획장비에 입력하고, 이후 이를 이동식 저장장치(USB)와 같은 비행 자료 전송 장치에 옮겨 담는다.
이후 같은 편대인 1번기와 2번기 전투기 조종석에 각각 꽂아 동기화한다. 공군은 “조종사가 지상에서 비행 준비를 하며 비행임무계획장비(JMPS·Joint Mission Planning System) 컴퓨터에 좌표 등 비행에 필요한 데이터를 입력한다”며 “이를 비행자료전송장치DTC·Data Transfer Cartridge)라는 저장장치에 담아 전투기 조종석 내 슬롯에 꽂으면 이 데이터들이 전투기의 임무 컴퓨터에 입력되어 다기능 시현기(MFD·Multi-Function Display), 전방 시현기(HUD,·Head Up Display) 등에 시현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투기로 입력된 좌표를 조종사가 실제 지역과 함께 눈으로 확인한 뒤 폭탄을 투하하는 절차로서 훈련 전날인 5일, 부여된 좌표를 1번기 조종사가 구두로 불러주고, 이를 장비에 실제로 입력한 건 2번기 조종사로 파악됐다.
공군은 “이때 입력하는 과정에서 위도 7자리 가운데 4번째 숫자가 5(xx 05.xxx)여야 했는데, 이를 0(xx 00.xxx)이라고 잘못 입력했다”며 “이들은 좌표 입력이 올바르게 되었는지 재확인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이륙 전 점검’이 있었던 훈련 당일인 6일, 두 조종사는 잘못된 좌표가 포함된 데이터를 JMPS에서 DTC에 저장했다. 숫자가 올바르게 들어간 2번기 DTC에는 장비 오류로 인해 데이터가 제대로 저장되지 않았다.
공군은 “ 2번기 조종사는 시동 후 조종석 내에서 수동으로 정확한 표적 좌표를 입력하였다. 결과적으로 1번기에는 잘못된 표적 좌표가, 2번기에는 올바른 표적 좌표가 입력된 것”이면서도 “최종 점검 단계에서 1, 2번기는 경로 및 표적 좌표를 재확인했으나 이때도 1번기 조종사는 입력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해 두 번째 확인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대의 KF-16은 하나의 편조로, 밀집대형을 유지해 폭탄을 동시 투하하는 임무 때문에 2번기는 제대로 된 숫자가 입력됐음에도 1번기가 당시 잘못된 좌표로 폭탄을 떨어뜨리자, 동시 폭탄 투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군은 “이륙 후 표적 진입 지점(Initial Point)까지 정상적으로 진입하였다”면서도 “1번기 조종사는 진입 지점 이후 비행경로와 표적 지역 지형이 사전 훈련 때와 약간 다르다고 느꼈으나, 항공기에 시현된 비행 정보를 믿고 임무를 강행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정해진 탄착 시각(TOT, Time on Target)을 맞추느라 조급해져 표적을 정확히 맨눈으로 확인하지 못했음에도 맹목적으로 “표적 확인”(Target in Sight) 이라고 통보하고 폭탄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세 번째 확인 기회가 사라진 것이다.
결론적으로, 1번기 조종사는 전 임무 과정에 걸쳐 적어도 세 차례 이상 표적을 재확인해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이 같은 실책이 벌어진 것에 대해 공군은 모든 과정을 지휘 관리해야 할 의무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공군은 “대령급 지휘관인 전대장은 전반적인 훈련계획과 사격 계획서 검토를 하지 않았다”며 “중령인 대대장은 조종사의 비행 준비 상태를 적극 확인 감독해야 했지만, 이 점이 미흡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임무편조의 비행기록장치 확인 등을 통한 사격편조 문제점 파악하고 표적브리핑 확인 절차 등 세부적 비행준비상태 확인·감독을 해야 했다”며 “특히 사전에 실무장 계획서에 대한 임무 조종사 보고와 검토를 미시행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재발 방지를 위해 지휘관 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수행 중인 표적 좌표 확인 절차에 더해, 최종 공격 단계 진입 전에 표적 좌표를 상호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비행 편조끼리 좌표를 상호 확인하고, 최종 공격 단계 진입 전에 지상에서 전담 통제사를 지정해, 비행하고 있는 임무 편조와 좌표를 상호 확인하는 절차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본인 명의 사과문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공군이 국민의 안전에 위해를 가했다”며 “초유의 오폭 사고로 국민들의 평온한 일상을 무너뜨리고, 다치게 하고, 재산 피해를 준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불의의 부상을 당한 노곡리 주민들과 장병들에게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아직 병상에 계신 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이번 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은 참모총장인 제게 있다”며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뼈를 깎는 각오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포천시 민가 3차 피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폭 사고 피해 건수가 152건으로 집계됐다. 전날 집계됐던 142건에서 10건 늘었다. 건물 전파 2건, 소파 147건, 기타 3건 등이다. 피해 마을 4가구 10명은 한화 콘도, 6가구 10명은 모텔, 3가구 5명은 친인척 거주지에서 머물고 있다. 복구를 마친 11가구 21명은 귀가했다. 민간인 부상자는 총 19명으로 2명은 중상, 17명은 경상으로 분류됐다. 군인 12명을 포함하면 오폭 사고로 현재까지 집계된 부상자는 총 3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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