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품은 지구’… 개기일식 ‘다이아몬드 링’ 최초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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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탐사선 ‘블루고스트’, 달에서 진귀한 5시간 찍어 고화질 전송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16 16:28:40

▲ 평범한 지구 모습(왼쪽)이 달에선 오른쪽처럼 보이는 '개기 일식'이 포착됐다.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가 촬영해 전송해 온 5시간 '개기 일식' 장면에 따르면 지구가 태양을 가리며 캄캄한 우주 속에 다이아몬드 반지 같은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민간 달탐사선에 의한 쾌거이며 역사상 최초의 완전한 사진 촬영 및 전송이다. 연합뉴스

▲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에 의해 촬영된 '개기 일식' 장면. 지구가 태양을 가리며 어둔 우주 속에 다이아몬드 반지 같은 장관을 연출했다. 민간 달탐사선에 의한 쾌거이며 역사상 최초의 완전한 작동의 성과였다. 연합뉴스

태앙·지구·달이 나란히 서 지구에서 '개기 월식'을 관측한 순간은 달에서 볼 때 '개기 일식'이다. 지구가 태양 속으로 완전히 들어간 희귀한 장면을 미국의 민간 달 탐사선이 포착했다. 15일(현지시간) 미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이하 파이어플라이)에 따르면 2일 달 표면 착륙에 성공한 이 회사 탐사선 '블루 고스트'가 전날 자정(미 중부시간)께부터 약 5시간 개기월식 동안 촬영한 사진들을 전송해 왔다.

블루고스트는 지구가 태양을 완전히 가리면서 주위에 동그란 빛의 고리를 보여 다이아몬드 반지 모양이 연출된 장관을 사진에 담았다. 파이어플라이가 강조하는 대로 민간 탐사선이 달에서 개기일식을 촬영한 것은 인류 역사상 처음이다. 회사 측에선 개기일식이 진행되는 동안 블루고스트가 연이어 여러 장의 사진을 연결시키는 영상을 자사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다.

미 CNN방송은 달 표면 우주선에 의한 일식 포착이 과거 단 한 번뿐이었음을 짚었다. 1967년 아폴로 임무를 준비하며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달에 착륙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서베이어3' 우주선이 처음으로 지구가 만든 일식을 촬영한 바 있다. 블루고스트 담당 수석 엔지니어인 윌 쿠건은 그러나 CNN에 "블루고스트가 세계 최초 고화질의 개기일식 이미지를 포착할 드문 기회를 가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태양이 가려진 뒤 완전한 어둠 속에서 극도의 추위에 노출됐음에도 자체 예열을 통해 사진 촬영과 전송을 해낸 것이야말로 대단한 고난도 성과로 평가된다. 쿠건은 "개기일식 때 거의 5시간이나 어둠 속에 있으면 달 온도가 섭씨 영하 100도 이하로 빠르게 떨어질 수 있으며 전력을 공급할 햇빛이 없어 착륙선은 온전히 자가 배터리 전원으로만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16일엔 블루고스트가 달에서 일몰 때 나타나는 지평선의 신비한 빛을 촬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울러 NASA는 블루고스트에 탑재된 10개의 과학·첨단기술 장비 역시 잘 작동하며 달 표면에 관한 여러 새롭고 가치 있는 데이터를 전송해 올 것으로 전망했다. 해가 저문 직후 달이 밤을 맞아 어둠과 극한 저온 때문에 작동이 중단되기 전까지 이 우주선은 최대한 몇 시간 더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블루고스트는 1월15일 지구에서 발사된 뒤 한 달 반 동안 지구와 달 궤도를 비행한 후 2일 달 앞면의 북동쪽 사분면의 대형 분지 '마레 크리시엄'(Mare Crisium·위난의 바다)에 착륙했다. 이 정도의 완벽한 성공은 사상 최초였다.

민간 기업이 달 표면에 착륙한 것은 역사상 두 번째였지만 앞서 최초 성공한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오디세우스'의 경우 착륙 과정에서 다리 하나가 부러져 넘어지면서 결국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NASA의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프로그램의 하나로 블루고스트가 달에 보내졌다. NASA는 직접 개발하기보다 민간 업체들의 상호 경쟁 개발 방식이 더 효율적이며 빠른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2018년부터 CLPS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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