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팜 웃고 비사 울고… SK 바이오 형제 실적 희비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제약·바이오·의료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만 4387억 성장세 지속
SK바이오사이언스 작년 영업적자 전년도 대비 1000% 증가
작년 성과 갈린 두 회사 사장부터 직원까지 연봉도 희비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26 11:08:48

SK그룹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4년 상반된 실적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과 흑자 전환을 달성한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러한 실적 차이는 CEO 보수 및 직원 급여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작년 매출은 54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54.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63억 원으로 1000억 원 가까운 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바이오팜의 주력 제품인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엑스코프리)가 맹활약했다. 작년에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만 미국 4387억 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62% 성장했다. 특히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별도의 파트너사 없이 현지 자회사(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직접 판매를 진행하고 있어 수익성이 뛰어난 구조를 갖추고 있다.

SK바이오팜 매출 구조를 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세노바메이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7%로 나타났다.

이러한 실적 개선으로 SK바이오팜의 재무 상황도 크게 개선됐다. 유동자산 규모는 2022~2023년 4000억 원대에서 2023년 말 6513억 원으로 증가했다. 보유 현금성 자산도 3228억 원으로 1년 전(2397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이 메가 히트를 치면서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RPT(방사성의약품 치료제)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 확장을 통해 중추신경계(CNS)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방사성의약품, 표적단백질분해 등 신규 모달리티 기반의 항암 신약 개발로 연구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며 “CNS에서 항암으로 이어지는 확장 전략은 당사가 축적한 신약 개발 역량을 다양한 치료 영역으로 넓히기 위한 일환이며 글로벌 빅 바이오텍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이 부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4년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2675억원, 1384억원이다. 1년 전보다 매출은 27.6%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1384억 원으로 적자가 10배 이상(1054.8%) 증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영업적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영업이익은 2021년 4742억원, 2022년 1150억 원으로 흑자였으나 2023년부터 12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 또한 해가 갈수록 줄고 있는 상황이다. 2021년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 계약으로 929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2022년 4567억원, 2023년 3695억원, 2024년 2675억 원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두 회사의 성과가 엇갈리면서 CEO와 직원들의 급여에도 차이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2024년 총 12억78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는 전년도 8억5000만 원에서 50.4% 증가한 것으로 상여금 지급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이 사장의 보수 구성은 △급여 8억5000만 원 △상여 4억2300만 원 △기타 근로소득 500만 원이었다. 전년에는 급여 8억5000만 원만 포함됐던 것과 비교하면 상여금이 추가된 것이 눈에 띈다.

직원들의 평균 급여도 증가했다. 2024년 SK바이오팜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9000만 원으로 전년(8800만 원) 대비 2.3% 상승했다. 이 수치는 전체 직원에게 지급된 급여·상여·성과급 등을 합산한 후 직원 수로 나눈 값이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황은 달랐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의 작년 보수는 7억300만 원으로 2023년(52억8200만 원)보다 86.7% 급감했다. 급여는 7억 원으로 동결됐지만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았고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이익도 없었던 것이 주된 원인이다. 2023년에는 △급여 7억 원 △상여 33억 원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이익 12억8200만 원이 포함됐다.

직원들의 급여도 감소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2024년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8000만 원으로 전년(8600만 원) 대비 7.0% 줄었다. 남직원 평균 급여는 9000만 원에서 8600만 원으로 4.4% 감소했고 여직원은 7800만 원에서 7200만 원으로 7.7% 줄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사장님의 경우 작년이 일부 스톡옵션 전환하신 부분 때문에 급여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업이익과 관련해서는 투자를 계속 진행하면서 한동안 적자가 지속되겠지만 IDT바이오로지카의 흑자전환을 목표로 실적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