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º
습도 85%
수원 25º
습도 85%
춘천 23º
습도 90%
대전 26º
습도 90%
)
더욱이 이들 혼합물들이 채 퇴비로 부숙되지 않은 경우에는 핏물이 뚝뚝 흘러내리는 가운데 시군간 심지어 광역도를 넘나드는 예도 없지 않아 적어도 이설처리되는 해당 광역도의 승인 과정을 엄격하게 두는 등 관련 법령 내지는 지자체 조례 규정을 제정하는 등 제도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매몰지 발굴 시 타 시·도로 이동해 처리할 경우 최소한 해당 지자체 또는 광역도와 사전 협의 내지는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강원도 춘천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매몰사체 혼합물 이동·야적처리 민원 사건(스카이데일리 6월25·7월1일 및 7월13일자 온라인판 연쇄보도) 발생에서 보여주듯 정부 승인 발굴·소멸화사업일지라도 기초 지자체 용역사업으로 이들 사업이 처리되면서 이들이 이동·처리되는 과정에서 광역단체는 물론 이설되는 기초지자체들마저 용역사업 자체를 알 길이 없었다.
이 때문에 해당 혼합물들은 무방비로 타 지자체로 유입되는 예가 빚어졌다. 이번에 드러난 춘천발 ASF 매몰사체 혼합물 이동·야적처리 민원 사건은 이천시 이동 후 다수 민원이 발생하면서 표면화했다. 강원도 춘천시~ 경기도 이천시~ 충북도 충주시로 3개 광역도를 넘나들고 나서였다. 주요 지방도를 핏물 섞인 사체 혼합물을 싣고 횡행했을 거란 얘기다.
18일 스카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춘천시 축산방역 당국이 2022년 9월 관내에서 발생한 ASF에 따라 2곳 돼지 농장에서 매몰처분한 1만5067두의 돼지 매몰사체를 매몰한 지 불과 6개월 여만인 이듬해 3월 특별한 이유 없이 가축매몰지 발굴·소멸화 사업을 착수해 농림부 승인을 받았고 이를 다산컨설턴트가 6억3000여 만 원에 낙찰받았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하지만 이 업체는 당초 용역사업 수행 과정에서 무려 90km 가량 떨어진 경기도 이천시로 이동 처리하면서 다수 민원이 발생했던 것이다.
기자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시·도별 매몰지 발굴 개소는 2023년 130곳 그리고 2024년 112곳에 이르면서 다소 주춤하긴 하지만 올들어서만도 6월 말 현재 40개소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우후죽순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갈수록 기후 온난화 등으로 인한 AI·구제역·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각종 동물 전염병 발병이 늘면서 매몰지가 한계에 다다르자 고육지책으로 서둘러 발굴·소멸화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시도 별로는 경기도가 북부권을 중심으로 빈발해 최근 3년간 101건으로 가장 많은 가운데 올들어 6월까지만도 25곳에서 이뤄졌다. 이어 충남도가 97건을 차지했으며 △강원도 42건 △충북 14건 △인천 10건 △경북 8건 △경남 4건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이번 민원 사건에서도 드러났듯 기초 지자체 이천시나 경기도는 악취 민원으로 불거지기 전까지는 이러한 사실을 당초 알 길이 없었다. 이 때문에 당연히 해당 지자체의 대응이 뒷북으로 흐를 수 밖에 없었고 최초 발원점인 강원도 춘천시로 회송하도록 행정명령을 하는 절차도 이뤄지지 못했던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천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체 매몰지 발굴 제한을 3년으로 못박고 있음에도 특별한 이유도 없이 1년반 만에 발굴·소멸화 사업을 착공하게 된 것도 문제이지만 매몰지 발굴 시 타 시·도로 이동해 처리할 경우 제한 규정이 없어 업자들이 이리 저리 맘대로 이동처리하는 빌미를 주는 것도 차제에 바로잡아졌으면 한다”는 입장이다. 최초 민원접수에 따른 강경한 행정명령 등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변상금 청구로 그친 이천시 측의 솜방망이 처분에도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현행 제도 미비로 인해 시·군간 그리고 광역도간 맘대로 넘나드는 동물사체 혼합물들은 당장에 각종 심한 악취는 물론 보기에도 흉물스럽기도 하지만 혹여라도 샘플 검침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여타 동물 전염병원체가 남아있기라도 하는 날에는 더 큰 재앙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결코 간과하기 어려운 문제다.
한편 이번 사건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민원인은 기자에게 “지난해 4월 이천시에서 충북 앙성쪽으로 이설·야적처리하는 과정에서 15t 암롤트럭에 적재해 핏물이 길바닥에 뚝뚝 떨어지는 상태로 어떻게 옮겨왔는지 모르겠다”며 “업자 측에서 장비업자에게 ‘부숙시키는 과정에서 미생물을 뿌려 혼합해주면 되는데 이 작업을 안했기 때문’이라는 증언을 전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생물 혼합과 열처리 렌더링작업 등을 거쳐 정상적으로 부숙이 되지 않은 상태라는 얘기고 이는 다시 말해 정상적인 퇴비가 아니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앞서 보도한 이동·야적처리한 해당 지역 인근의 한 과수 농민이 “한 동네 주민이 (퇴비인줄 알고) 조금 갖다가 나무에 뿌렸더니 나무가 죽어버렸다고 하더라”는 증언은 이를 웅변해준다 할 수 있다.
돈 몇 푼 준다는 소리에 야적 농지 곳곳에 산더미처럼 사체혼합물을 받아 놓은 농지주들은 최근 중부권을 중심으로 사흘째 이어지는 집중 호우로 다량의 침출수와 표출수가 인근 농지로 흘러들거나 인근 지역하천으로 흘러드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골머리만 앓고 있다. 충주면 남한강 수계가 아닌가.
관련 지자체 당국은 업체가 환경 오염을 야기했다면 이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기업 역시 동물 사체 처리를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만 인식할 것이 아니라 환경을 생각하는 성숙된 모습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관련 지자체와 업체의 대응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겠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