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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방미 일행이 이틀간의 일본 일정을 마치고 24일 오후 3시경 미국으로 출발했다. 23일 오후 다섯 시 조금 넘어 시작된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1시간20분 후 공동 기자회견과 만찬 및 정상 내외들 친교 시간 등으로 이어졌다.
머문 시간이 짧고 공식 일정도 단출했던 반면 현지 언론 주목도는 매우 높아 연일 현지 주요 매체 1면 기사를 장식했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일본을 떠나는 날 오전엔 한·일 의원연맹 소속 일본 측 인사들을 만나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일본 언론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셔틀 외교 재개 공식 선언’ ‘인도·태평양 지역 정세와 글로벌 경제질서 변화 속 전략적 소통 강화’ ‘경제·산업 협력 확대와 인적교류 확대’ 등에 합의한 것을 주목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일을 대체로 긍정 평가하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특히 2015년 박근혜정부 시절 이뤄졌다가 문재인정부 때 뒤집혔던 ‘위안부 합의’를 존중하겠다는 발언이 일본 측엔 실용 외교 현실화의 신호로 풀이됐다. 위안부 관련 역사 진실은 이미 학계와 현장에서 충분히 규명돼 그동안 정의기억연대 주도의 주장이 힘을 잃었기에 이를 더 논하는 것 자체가 불리하다는 현 정부의 판단이었다고 볼 수 있다.
AP통신 등 외신 역시 정상 회담 직후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일본이 식민지 과거사에 대해 ‘역대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말로 마무리한 점에 집중하며 “한·일 관계가 새로운 실용적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상징적 장면”으로 봤다.
워싱턴DC에 위치한 민간 전략 자문 기구 아시아그룹의 니시무라 린타로의 경우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한 것을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했다. 역대 한국 대통령과 확실히 차별된 행보라는 것이다.
24일(현지 시간) 오후 동포 만찬 및 간담회로 방미 일정을 시작한 이 대통령은 이튿날 오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관세 협상의 세부 협의를 비롯한 양국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백악관 정상회담이 끝나면 오찬 후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이 예정돼 있다. 이 대통령 일행은 26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로 이동해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 등을 방문한 뒤 귀국길에 오른다.
선박 건조 능력과 시스템 면에서 중국에게 추월당한 미국은 이 방면의 위상 복원이 시급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당선 확정 이틀째 되는 날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이 문제로 통화한 바 있다. 필리조선소 방문은 정권 교체 이후에도 협력 지속 의사를 드러낸 자세로 볼 수 있다.
조선 산업 외에는 반도체 관세와 보조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 반도체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을 지탱하는 대표 품목이기 때문에 무역 협상에서 확실한 답을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이 어떤 성과를 내냐에 따라 협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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