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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첫술에 배부르려 하면 체할 수 있으니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면 훨씬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 중 일각에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도쿄 나가타초(永田町)에 위치한 일본 총리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17년 만에 ‘한·일 정상회담 결과 공동 언론발표문’을 발표했다.
일본 측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사와 관련해 일본으로부터 확실한 사과를 받아내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앞서 21일, 정의기억연대를 포함한 693개 시민사회단체는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며 “역사 정의·평화 실현 없는 굴욕 외교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위안부 합의 파기와 일본의 사과를 반드시 이끌어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문제 제기를 당할 것도 각오했다”며 “모두가 만족할 만큼 한꺼번에 완전히 해결되면 좋겠지만, 언제나 상대가 있기 마련이다. 비난을 받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과거사나 영토 문제는 분명히 시정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그렇다고 경제·안보·기술·기후·인적 교류 협력 문제까지 다 팽개칠 필요는 없다”며 실용 외교 기조를 재확인했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9일 외무성 주요 국장들과의 협의회에서 “리재명은 역사의 흐름을 바꿀 위인이 아니다”라고 비난한 데 대해, 이 대통령은 “제가 위인 되기는 어렵겠다라고 한 것을 보고, 위인이 되길 기대하나 보다 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며 웃어넘겼다. 이어 “북한 입장을 고려하더라도 강력한 국방력과 억제력을 기반으로 대화와 소통을 이어가 군사적 충돌을 최소화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교·안보 정책에서는 상대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김 부부장의 성명을 보고 전혀 화가 나진 않았다”며 “일부 표현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큰 흐름 속에 돌출된 부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25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제한 없이 필요한 얘기를 다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 문제는 대한민국 안보의 최우선 과제이자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위한 핵심 의제”라며 “누가 의제를 꺼내든 결국 논의될 수밖에 없고, 길을 한 번 만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 “2018년 평창올림픽 때와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지금은 훨씬 상황이 나쁘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크게 강화됐고, 국제질서도 불안정하다. 그럼에도 대화와 소통의 필요성은 오히려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24일 오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이번 방미에서는 △관세 협상 세부 조율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전작권 전환 △국방비 분담 △원자력협정 개선 등 민감한 현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관련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전날 YTN 인터뷰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단순히 북핵 억제에 그치지 않고, 중국 견제까지 포괄하는 ‘동맹 현대화’의 방향성을 보여줄 것”이라며 “관세 협상 이후 한국이 직면할 민감한 경제·통상 이슈에 대한 전략적 대응, 그리고 방위비 분담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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