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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5일 구속된 김건희 여사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동시에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특검은 두 사람을 상대로 통일교 청탁 의혹과 ‘건희2’ 연락처 실체를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오전 9시36분 호송차를 타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구속 후 네 번째 소환으로, 조사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특검은 김 여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건희2’ 연락처의 주인이 본인인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 고가 선물과 함께 교단 현안 청탁을 받은 뒤,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하던 시점에 ‘건희2’와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건희2’가 김 여사의 실제 연락처이며, 전 씨가 물건과 청탁 내용을 김 여사에게 직접 전달했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김 여사는 이날도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며 답변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측은 “건희2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사용한 것”이라고 반박해왔다.
구속 후 첫 조사 건진법사…“선물·청탁 전달” 혐의
대질신문은 불발…특검 “우연히 일정 겹쳤다”
같은 날 오전 9시42분, 전성배 씨도 호송차에 실려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21일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된 뒤 첫 조사다. 전 씨는 2022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김 여사 선물용’ 고가 물품과 함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 지원·YTN 인수·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 청탁을 받아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씨는 그간 혐의를 부인해왔지만,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출석을 포기하며 구속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태도 변화를 보였다. 그는 “본인 때문에 여러 사람이 고초를 겪는 상황을 견딜 수 없고, 자신도 잘못돼야 한다고 생각해 구속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심사 불출석 이유를 설명했다.
두 사람이 같은 날 나란히 소환되면서 대질신문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특검은 “일정이 우연히 겹친 것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양측 진술이 엇갈리지 않고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대질신문의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특검은 전 씨가 일부 혐의를 사실상 시인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이번 조사에서 태도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김 여사의 구속기한은 오는 31일 만료된다. 특검은 이번 주 수요일쯤 한 차례 더 소환 조사를 진행한 뒤, 오는 29일 김 여사를 재판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측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 등 남은 혐의들을 최대한 정리한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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