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결선투표 돌입…김문수 ‘통합’ vs 장동혁 ‘선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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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 필패” 김문수…한동훈·안철수 끌어 안아
장동혁 “막연한 통합 위기 자초” 강성 당원 결집
‘찬탄파’ 표심 최대 변수, 권력 구도 재편 불가피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25 12:22:25

▲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23일 서울 채널A 광화문 스튜디오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25일·26일 이틀간 당대표 결선투표에 돌입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가 최종 맞대결에 나선 가운데, 결과에 따라 보수 정계의 향후 권력 구도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김 후보는 줄곧 “분열하면 필패”라는 메시지를 강조해왔다. 김 후보는 25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전날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반시장적 악법인 이 법안에 대해 대통령은 반드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세계 어디에도 없는 법으로, 대한민국 산업 기반을 위협하는 폭거”라고 비판했다. 당의 정체성 강화와 국정 견제력을 동시에 부각시킨 셈이다.

그는 한동훈 전 대표와 안철수 의원 등 탄핵 찬성파까지 아우르겠다며 이른바 ‘통합형 리더십’을 앞세웠다. 이는 차기 총선과 대선을 염두에 둔 외연 확장 전략으로 풀이된다.

23일 마지막 TV토론회에서 김 후보는 한동훈 전 대표에게 공천을 주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한 전 대표가 나오면 우리 당을 필승으로 이끌 수 있는 곳에 적절히 공천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전한길 씨를 공천하겠다고 밝힌 장 후보와 대비되는 입장이었다.

김 후보는 같은 날 ‘찬탄파(탄핵 찬성)’로 분류된 안철수 의원과 회동하며 ‘탄핵 찬성파까지 아우르는 통합’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안 의원 같은 중도·개혁 세력까지 포괄하지 못하면 총선 승리는 어렵다”며 외연 확장 전략을 구체화했다.

▲ 국민의힘 김문수 당 대표 후보와 안철수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장 후보는 김 후보의 통합론을 향해 “막연한 통합은 또 다른 분열을 불러온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강성 보수 당원층을 기반으로 ‘선명한 보수 가치’와 ‘쇄신’을 내세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장 후보는 전날 YTN 에 출연해 당의 미래 비전과 관련된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과거를 반복하거나 과거에 매달릴 때가 아니라 미래를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하며, 국민의힘이 더 이상 내부 분열과 계파 갈등에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을 앞으로 끌고 가고 쇄신할 수 있는 후보는 바로 나”라며 스스로를 ‘혁신 후보’로 규정했다. 장 후보는 특히 세대교체와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우리 당이 다시 국민 신뢰를 얻으려면 젊고 새로운 리더십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일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결선 토론회에서 장 후보는 “탄핵 사태 이후 당이 어려워진 것은 내부 분열 때문”이라며 무조건적인 통합 대신 과감한 정리와 결단을 강조했다. 또 “정치는 말로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의 ‘투쟁 방식’을 구시대적이라 비판, 젊은 당원층과 개혁 성향 지지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결선의 최대 변수는 ‘탄핵 찬성파(찬탄)’ 표심이다. 한 전 대표는 23일 SNS를 통해 “민주주의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제도”라며 “내일(24일) 결선투표에 적극 참여해 최악을 피하게 해 달라”고 했다. 사실상 김 후보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맞불을 놓은 성일종 의원은 “당의 변화와 쇄신을 위해 젊은 세력이 필요하다”며 김 후보에게 용단을 촉구하는 글을 올려 장 후보에 힘을 실었다.

▲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장동혁 후보가 2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결선 투표는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당원 투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에 김 후보가 조직력을 바탕으로 당내 결집을 이끌어내면 유리하지만, 장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우세할 경우 판세가 뒤집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향후 당권 구도 관련 이번 당대표 선거는 단순한 지도부 교체를 넘어, 윤 전 대통령 이후 보수 정계의 권력 구도를 가늠하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김 후보가 승리하면 한동훈계를 끌어안은 ‘친윤 통합 세력’이 당 주도권을 재확립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장 후보가 당선되면 강경 보수와 쇄신론이 부상하며 친윤 주류와는 다른 ‘제3세력’이 전면에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보수 정계 재편이 현실화될 수 있는 것이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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